제88화 밝혀진 진실
별장에 거의 다 와 갈 즈음, 문지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저씨, 10년 전에... 그러니까 저를 데려가셨던 그날, 하성구 수오동 골목에 왜 가셨던 거예요?”
운전 중이던 여진우가 실눈을 뜨며 기억을 더듬듯 말했다.
“땅 보러 갔었어.”
“빚 받으러 간 거 아니고요?”
문지원이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갸우뚱하자 여진우가 웃었다.
“내가 직접 나서서 빚 독촉하러 다닐 정도로 한가해 보여?”
“하지만 그때... 저희 아버지가 아저씨한테 돈을 빌린 걸로 알고 있어요. 아저씨가 직접 그 골목에 왔었고요.”
‘그때 내가 직접 아저씨가 돈 받으러 온 걸 목격하지 못했더라면 이진석과 아저씨가 한패가 아니라고 단정을 짓지 않았을 거야...’
여진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기억이 잘 안 나. 근데 확실한 건... 내가 직접 돈 받으러 다니는 일은 없었어.”
사실 여진우는 그런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국내든 해외든, 수금은 전담 인력이 있었다.
굳이 그날 그 골목에 있었던 건 다른 이유였을 확률이 높았고 마침 문영호와 마주치자, 문영호가 겁에 질려 엎드려 무릎 꿇고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사정한 거였다.
‘진작에 문영호가 내 미래 장인어른 될 줄 알았으면 그때 나한테 진우 형님이라고 부르며 무릎까지 꿇게 두진 않았을 건데... 그것도 소정이한테까지 그 장면을 들킨 것까지 생각하면 진짜 억울하네. 솔직히 그때는 그저 빚진 사람이 알아서 무릎 꿇겠거니 했던 거지...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10년 전이면 이런 자잘한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거야...’
“정말 수금하는 일은 직접 관여 안 했어요?”
“응.”
문지원은 그제야 조금 안심한 듯 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그 말이 사실이라면 엄마가 죽은 일에 여진우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는 않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여진우는 이미 눈치챘다.
“소정아, 너 오늘 왜 그래?”
문지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까... 이진석이 아저씨한테 제가 문영호 씨 딸이라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이 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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