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이름이 뭐예요?

문지원은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더는 누군가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는 게 싫었다. 그때 진도운과 이야기하던 유서연이 고개를 돌려 상황을 보더니, 누군가 문지원에게 접근하는 걸 발견했다. 유서연은 익살스럽게 그 남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생기신 신사분이네? 우리 지원이 만만한 상대 아니에요. 금방 포기할 거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돌아가시죠?” 문지원은 당황해하며 서연의 팔을 툭 건드리며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유서연은 그저 문지원이 부끄러워하는 줄로만 알고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러곤 감탄하듯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근데 임주시에는 잘생긴 남자가 왜 이렇게 많아?” 진도운은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만 좀 봐요. 그쪽이 관심 보인 상대는 서연 씨가 아니잖아요...” “알겠어요! 도운 씨, 질투하는 거예요?” 유서연이 씨익 웃으며 문지원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분이랑 이야기해 봐. 난 도운 씨랑 잠깐 신나게 좀 놀다 올게. 기분도 좀 풀고.” “...” 유서연이 자리를 비우자, 남자가 자연스럽게 문지원 옆에 앉았다. “위혁준이라고 해요. 지원 씨 맞죠? 아까 친구분이랑 이야기하는 거 들었어요.” 문지원은 티 나지 않게 몸을 살짝 옆으로 빼며 거리를 뒀다. 딱히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제스처였다. 그녀는 위혁준이란 이름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위혁준이라는 이름도 흔치 않지...’ 그녀의 반응에 위혁준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왜요? 이름 멋있죠? 한 번 들으면 기억에 남을 것 같지 않아요?” “그렇긴 하네요.” 문지원은 시큰둥하게 대답하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술은 그저 맵기만 했지만, 술기운에 감각이 흐려지는 느낌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잊을 수 있으니까. “지원 씨는요? 성이 뭐예요?” 문지원은 말없이 손에 쥔 잔만 바라봤다. 그녀가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위혁준이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한 번 맞혀볼까요?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