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윤채원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얼른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일어나려는 순간 허리를 감싸고 있는 남자의 손에 다시금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윤채원은 이를 꽉 깨문 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놓아주세요.”
요구대로 배유현이 순순히 놓아주자 윤채원은 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뒷걸음질을 쳤다. 적당한 거리가 확보된 후 그녀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고는 말했다.
“다시는 저한테 이런 장난 하지 말아주세요.”
윤채원은 말을 마친 후 미련 없이 진료실을 벗어났다.
“장난이라...”
배유현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중얼거렸다.
잠시 후, 병원에서 나온 그는 천천히 운전하다 인도에서 걷고 있는 윤채원을 발견했다. 하늘색 원피스가 여름의 열기를 뚫고 그의 마음에 살랑 불어왔다.
8월의 햇살이 지나치게 눈부신 탓인지, 아니면 윤채원의 피부가 지나치게 흰 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보고 나니 좀처럼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아까 진료실에서 키스하는 척했을 때, 배유현은 스스로의 엄지 위에 입술을 가져가기는 했지만 윤채원이 버둥거릴 때 입술 끝 쪽이 살짝 닿아버렸다.
그때 느꼈던 말랑했던 촉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잘록한 그녀의 허리를 감쌌을 때의 그 느낌도 여전히 손바닥에 남아 있었다.
허리가 얇은 건 알고 있었지만 한 손에 다 들어올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배유현은 조금 화난 듯해 보이는 윤채원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멋대로 허리를 감싸고 키스할 뻔하기까지 했으니 속으로 그의 욕을 잔뜩 퍼부어내고 있을 게 분명했다.
한편, 윤채원은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있다가 갑자기 뒤편에서 들려오는 경적에 깜짝 놀란 고양이처럼 몸을 움찔 떨었다. 그러고는 잔뜩 경계한 채 차를 바라보았다.
차창이 내려가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타요.”
“아니요. 걸어가면 돼요.”
윤채원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냥 타죠?”
배유현이 햇빛 때문에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강아지 안 데려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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