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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그날 아침, 큰 말다툼이 있었다. 배유현이 떠난 뒤부터 두 사람은 끝내 말을 섞지 않았다. 아니, 단 두 마디쯤은 나눴다. 그가 박영란을 데리러 왔을 때였다. 그 순간, 배유현의 어깨가 윤채원의 어깨에 세게 부딪혔다. 분명 의도된 충돌이었다. 그녀의 가족이 웃고 떠들며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렸다. 윤채원과 진도준이 1층에서 함께 걸어 올라갈 때부터 배유현은 그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위층으로 번질수록 그의 속은 타들어 갔다. 여기가 바로 그녀 가족의 집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매정했구나.’ 남편이 돌아와 화목한 네 식구가 되니 며칠 동안 단 한 통의 문자도,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 그녀의 세상에서 그는 완전히 의미 없는 존재가 되었다. 배유현은 윤채원이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진심이 담긴, 부드럽고 낭만적인 미소였다. 그녀는 웃을 때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 미소는 오직 진도준과 함께 있을 때만 피어났다. 그녀의 남자 보는 눈은 끔찍했다. 진도준이라니, 그저 사람 구실이나 하는 수준일 뿐이었다. 이제 그녀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아니, 이제야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이 감히 그를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을. 그가 먼저 다가갔지만 그녀는 또다시 어떤 기회도 내주지 않았다. 결국 그가 스스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이 웃으며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순간, 모든 이성이 무너졌다. 그의 마음속은 끓어오르는 질투로 가득 찼다. 배유현은 차갑게 그녀를 노려봤다. 따뜻한 흰 조명이 윤채원의 얼굴을 비출 때, 그녀는 굳은 미소로 시선을 피하고 어깨를 감싸 쥔 채 그를 보지 않았다. 윤아린은 진도준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반짝이며 그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윤채원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위로 올라갔고 배유현은 아래로 내려갔다. 두 사람의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마음속은 폭풍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집 앞 바닥에는 잿더미가 쌓여 있었고 담배꽁초 몇 개가 흩어져 있었다. 남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초조하게 기다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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