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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배유현은 새벽 낡은 아파트 단지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이빨이 고르지 않은 경비 할아버지는 책 읽어주는 방송을 틀어놓고 코를 크게 골고 있었고 차량은 누구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는 윤채원의 아파트 건물 아래에 도착해 시동을 끄고 창문을 내렸다. 6층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새벽인데 아직도 불이 켜져 있다니...’ 배유현은 마음이 심란했다. 그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떠올리자 그는 미간을 꾹 누르며 차를 그 자리에 세워두었다. 아파트 단지의 밤은 고요했고 이 시간에는 밖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건물 전체가 어둡지만 6층에만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밝게 빛나는 불빛이 그의 눈을 찔러 순간 시선이 흐려졌다. 배유현은 그녀와 남편이 한 침대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배유현의 머릿속에 스쳤다. 그는 불편함을 느꼈고 관자놀이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 욱신거렸다. 30분이 지나도 위층 침실의 불빛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었다. ‘윤채원의 남편은 1년에 딱 한 번 돌아오는 것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오래... 아직 끝나지 않은 건가?’ 배유현은 이를 꽉 깨물고 휴대폰을 꺼내 윤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 윤채원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쉬려던 참이었지만 민혜진이 급하게 외국어 메일을 보내와 번역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내일 민혜진이 프랑스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원래 윤채원의 업무는 아니었다. 회사에 전문 번역가가 있었지만 민혜진의 개인적인 일이어서 윤채원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최근 몇 달 동안 윤아린이 입원하고 수술을 받는 등 윤채원은 휴가를 여러 차례 냈지만 민혜진은 모두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윤채원은 사양하지 않고 침대에 기대앉아 자료를 찾아보며 번역을 시작했다. 그녀는 대학교 때 프랑스 소규모 영화를 즐겨 봤고 프랑스어 선택 과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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