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윤채원은 도대체 엄마가 왜 스물여섯 해나 사라졌던 건지 그 이유가 너무도 궁금했다.
송설화의 말로는 예전엔 집안 곳곳에 송하련의 사진이 가득했다고 했다.
송하련은 꾸미는 걸 좋아했고 사진 찍는 걸 즐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집을 떠난 뒤 외할아버지는 분노에 못 이겨 그 모든 사진을 불태워버렸다.
남은 건 단 한 장, 가족사진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송설화가 몰래 숨겨두었다.
윤채원은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검은 바탕 위로 은은하게 빛이 번지는 그 카드는 송주시 안에서도 몇몇 사람만이 소지할 수 있는 특별한 카드였다.
송주시로 돌아온 뒤 윤채원은 하루에 두 번씩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도준은 이번 주말에 외할머니를 찾아뵙자고 제안했지만 윤채원은 잠시 생각 끝에 그의 호의를 조심스레 거절했다.
점심 식사 후, 윤아린이 작은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엄마, 이건 배유현 아저씨 생일 선물이에요.”
얼마 전 강지훈이 곧 외삼촌 생일이라고 했던 말을 아이는 잊지 않고 기억해 두었던 모양이었다.
봉투 안에는 또박또박 써 내려간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윤채원은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엄마가 대신 전해줄게.”
윤채원이 트렁크를 정리하자 윤아린도 옆에서 자기 물건을 차근차근 챙겼다.
모든 짐을 다 싸고 나니 두 사람의 짐은 단 두 개의 트렁크뿐이었다.
윤채원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해졌다.
“엄마, 우리 언제 증조할머니 만나러 가요?”
어제 통화한 민혜진은 디자인 시안을 마무리하느라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윤채원은 잠시 생각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아린아, 우리 여기서 진정숙 할머니랑 정월대보름까지 보내고 가자.”
밤 열 시.
윤채원은 노트북을 덮고 뻐근한 목을 주물렀다.
마치 예감이라도 한 듯 시선이 휴대전화로 향했다. 그리고 이내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취기에 젖은 낮고 무거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의 웅성거림으로 보아 어딘가 술집 룸인 듯했다.
배유현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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