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배유현, 다음에 아린이 보고 싶으면 미리 말해줘. 내가... 시간 맞춰볼게.”
“잠깐 나갔다 올 거야. 아마 당분간은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
윤채원이 잠시 멈칫했다.
그 짧은 순간, 배유현이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턱이 윤채원의 어깨와 목 사이에 닿았고 그의 두 팔은 더욱 힘을 주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채원아, 아린이는 언제나 네 딸이야. 누구도 네 곁에서 아린이를 데려갈 수 없어. 내가 약속할게.”
배유현은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드는 은은한 향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 향이 은은하게 번지자 배유현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낮게 잠기며 흘러나왔다.
“채원아, 나 좀 안아주면 안 돼?”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다.
배유현은 원래 떠나기 전 딸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다녀오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아이를 데려다주는 길에 윤채원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졌고, 그다음에는 그녀를 한 번만이라도 안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윤채원도 자신을 꼭 안아주길 바라게 됐다.
윤채원의 손끝이 허공에 매달렸다.
그때, 배유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제발, 채원아. 나 좀 안아줄래?”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손끝이 남자의 등에 닿았다가 이내 힘없이 떨어졌다.
배유현은 떠나기 전 카드 한 장을 남겼다.
그 안에는 약속했던 매달의 양육비가 들어 있었다.
윤아린은 그의 딸이니까.
또 배유현은 송주는 그녀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했다.
그러니 떠나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앞으로는 송주시에서 그들과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더 이상 우연한 재회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을 것이니.
그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건 윤채원이었다.
성다희가 오래도록 품어온 조심스러운 사랑을 단 한 번도 소중히 여긴 적이 없었다는 걸 배유현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존중해야 했다.
그리고 자유롭게 날 수 있는 하늘을 주어야 했다.
배유현은 힘으로 그녀를 붙잡을 수 있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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