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권우석은 민혜진과 다시 잘 되자 신이 나서 단톡방에서 자랑을 늘어놓았다. 몇 명 없는 멤버들은 권우석이 3년 전 약혼했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파혼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권우석은 SNS에 호박색 물이 담긴 사진과 함께 글 한 줄 올렸다.
[마누라 표 숙취 해소 차, 달달하네.]
그의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좋아요와 댓글을 남겼다.
연청시의 바람에 감기 기운이 있던 배유현은 그날 저녁 주택건설국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탓에 정신이 혼미했다.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고 권우석의 SNS를 확인했다.
[축하해.]
그는 짧은 댓글을 남기고 휴대폰을 내팽개쳤다.
샤워를 마친 그는 목걸이를 빼서 손에 꽉 움켜쥐었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 캔을 딴 후 벌컥벌컥 들이켰지만, 속의 뜨거움은 가시지 않았다. 그는 마치 넋 나간 사람처럼 창가 앞 싱글 소파에 웅크려 앉았다.
방안은 어둠에 잠겨 있고 창백한 달빛만이 스며들어 배유현의 앙상한 몸을 비추었다. 그는 시선을 내리깔았고 굳게 다문 미간 때문에 옆모습은 날카롭고 냉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위장은 타들어 가는 듯했고 그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그는 그 고통을 느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남은 맥주를 모두 비워내면서 한참 동안 창가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윤채원도 이렇게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할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 그들은 같은 밤바다를 보고 있는 것일까. 그녀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밤 10시 30분, 창가에 박제된 듯 앉아 있던 남자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는 소파 앞으로 걸어가 앉아 서랍을 열고 구급상자에서 진통제 두 알을 꺼내 삼켰다.
15분 후, 약효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듯했다.
창밖에서는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가운데, 빗줄기가 쏟아졌다.
실내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오직 번갯불 아래 찰나의 순간에 그의 차갑고 창백한 얼굴만이 드러났다.
그는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
니모는 걱정스러운 듯 소파 옆에 엎드려 틈틈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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