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배유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통통한 강지훈을 보았다.
“너 먹으라고 피자 한 조각 내어줬는데 감사 인사는 안 하니?”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윤채원은 미소를 지었다.
강지훈은 식욕만 큰 게 아니라 마음도 커다란 몸처럼 넓었다.
“윤아린, 미안해. 난 그냥 네 머리가 예쁘고 냄새도 좋아서 잡고 싶었어. 앞으로는 안 잡을게.”
“괜찮아. 나도 널 안 꼬집을게.”
윤채원은 강지훈을 보았다.
전에 딸 머리를 잡은 남자아이가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몰랐다. 배유현의 누나를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 보니 혈연이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녀의 착각일 수도 있다.
그녀는 강지훈과 윤아린의 눈썹과 눈매가 다소 닮았다고 생각했다.
테이블 아래로 남자의 긴 다리가 앞으로 뻗었다. 그 순간 윤채원의 다리에 닿아 시선을 내려 테이블 아래를 보았다. 이미 뒤로 물러앉았는데도 다리가 닿지 않는가. 하지만 그가 일부러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착각한 것이라 여겼다.
배유현의 긴 다리가 윤채원의 시야에 들어왔다. 길고 검은색 고급스러운 정장 바지에 싸여있어 윤채원은 다시 뒤로 조금 물러앉을 수밖에 없었다.
배유현은 이런 패스트푸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입에 기름을 잔뜩 묻혀 먹는 강지훈을 보다가 얌전히 먹는 윤아린을 보았다. 윤아린의 뺨은 뽀얬고 두 눈은 포도알처럼 검고 맑아 너무도 귀여웠다.
아마도 오랫동안 병으로 앓았던 탓인지 몸집이 조금 작고 마른 아이가 피자 한 조각을 윤채원에게 건넸다.
“엄마, 제가 먹여드릴게요.”
접시에는 마지막 한 조각만 남아 있었다.
윤아린은 접시에 남은 그 한 조각을 보다가 배유현을 보며 물었다.
“선생님도 드실래요? 마지막 한 조각 드릴게요.”
강지훈은 통통한 손으로 먼저 집으며 대답했다.
“우리 삼촌은 이런 거 안 먹어. 내가 먹을게.”
배유현은 그런 강지훈의 통통한 손을 아프지 않게 톡 치더니 기름 범벅인 것을 약간 질색하며 대답했다.
“누가 안 먹는다고 했어.”
통통한 강지훈의 손에서 빼앗아 한 입 먹었는데 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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