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배유현은 사람들에게 그저 차갑고 금욕적인 모습과 달랐다.
윤채원이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입에 담배를 물고 피시방에서 걸어 나오던 배유현의 모습을 본 적 있었다.
선선히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서 담뱃재를 툭툭 털었고 흰 교복 셔츠는 맨 위 단추까지 채워 단정해 마치 시상대에 선 듯했지만 그의 등 뒤로 어깨동무하며 나온 문제아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있는 집 아이들이었고 방탕하기로 유명했다.
“열, 배유현이. 밤새운 거야?”
차가운 얼굴 아래 뼛속까지 깔보듯 제멋대로인 오만이 배어 있었다.
배유현은 학년 1등이라는 성적으로 모든 이의 입을 막았고 아무도 그가 담배를 피워도, 수업을 빼먹어도, 피시방에서 밤새는 문제아들과 연결 짓지 않았다. 그는 모든 선생님들이 인정하는 모범생이었다.
윤채원은 등받이에 기대앉아 자신을 진정시켰다. 입안의 초콜릿이 완전히 녹아내렸고 이런 좁은 공간에서 그녀의 어지럼증도 한결 나아졌지만 가슴 속엔 은근한 구역질이 밀려왔다. 공기 중에는 옅은 남성용 고급 향수 냄새와 더불어 가죽 시트 냄새가 섞여 있었다.
미간을 살짝 구기던 윤채원은 갑자기 옆 창문이 조금 내려간 것을 발견했다.
산들바람이 들어와 한결 편안해지면서도 정신도 또렷해졌다.
윤채원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배유현을 보았다.
배유현은 그저 앞만 보며 운전에 집중했고 한 손은 핸들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손목에는 여전히 고급스럽고 희귀한 브랜드의 시계를 하고 있었다. 마치 그 브랜드만 고집하는 듯했고 7년 전에 그녀에게 선물한 시계도 같은 브랜드였다.
가는 길 내내 강지훈은 재잘재잘 떠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이들의 세계는 늘 즐겁고 순수했다.
윤채원은 수박 머리를 한 볼살이 통통한 강지훈을 보았다. 눈도 커다란 것이 유난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만약 자기 아들이 죽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만했을 것이었다.
죽은 아이는 윤아린의 오빠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태어나자마자 산소 부족으로 숨이 막혀 끝내 살리지 못했다.
지난 6년 동안 바쁜 생활 속에서 잊은 듯 지내왔지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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