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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순간, 윤채원은 입술을 깨물었고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세 달 된 사모예와 골든리트리버 믹스, 그건 바로 비 오는 날 그녀가 주워 온 강아지였다. 정말 그녀가 데려온 그 아이였다. 배유현은 예전부터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키우지 않을 거라고 만약 누가 강아지를 그의 아파트로 가져오면 쓰레기통에 버리겠다고까지 했다. 그런데도 그는 결국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다. 윤아린은 예전 배유현 차 밑에서 감자를 주웠던 일을 기억했다. “아저씨, 니모도 아저씨가 주운 거예요? 너무 예뻐요.” 배유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조금 쉰 기운이 섞여 있었다. “다른 사람이 주워서 우리 집에 버려놓은 거야.” 윤아린은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작은 손을 내밀었다. 니모는 명령을 기다릴 필요조차 없었다. 앞발을 살며시 아이의 손 위에 올리며 다가왔다. 윤채원과 배유현의 거리는 불과 1미터. 이 ‘윤채원’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는 처음으로 배유현의 입을 통해 과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도, 전 여자친구도 아니었다. 배유현은 그녀를 그냥 ‘다른 사람’으로 바라보았다. “아저씨, 어젯밤 여기서 비 피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이의 말은 윤채원이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이었다. 그녀는 그저 잠시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배유현은 한 번 윤채원을 보고 다시 윤아린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가 너희 집까지 데려다 줄게.” 하지만 윤채원은 정중히 거절했다. “괜찮아요. 오늘은 일요일이고 햇살도 나서 아린이랑 동물원에 갈 거예요. 여기서 택시 타면 딱 맞아요.”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가는 동안 윤아린은 뒤돌아 손을 흔들며 말했다. “갈게요, 아저씨! 니모야, 다음에 또 만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윤채원은 몸을 숙였다. “아린아, 엄마가 전에 부탁했던 거 기억나? 아저씨한테 아빠랑 닮았다고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지?” 윤채원은 배유현을 다시 만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딸에게도 숨기지 않았다. 아버지라는 존재를 동화처럼 포장해 전했을 뿐이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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