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엄태수는 아직도 임수아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박지훈의 사람들이 자신을 임수아가 알려준 주소로 데려다줬을 때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도착한 곳에는 풀숲 곳곳에 경호원들이 매복해 있었다.
검은 승용차 안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엄태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봤죠? 그 여자는 애초에 당신을 구할 생각 따위는 없었어요. 계속 당신을 이용한 것뿐입니다.”
그를 감시하던 경호원이 말했다.
엄태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닐 거예요. 아마 수아의 전화가 누군가에게 도청당한 걸 거예요!”
경호원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이 지경이 돼서도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니, 참 한심하군.’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주인의 명령은 ‘이 자식이 임수아의 본모습을 똑똑히 보게 하라’는 것이었으니까. 지금 당장은 안 되더라도 천천히 알아가면 그만이었다. 시간은 충분했으니까.
차는 그곳을 떠났고 경찰이 임수아의 제보를 받고 출동했을 땐, 엄태수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임수아는 그가 붙잡힐 줄 알고 있었지만 뜻밖에도 또다시 놓쳤다는 소식에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번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청림 별장.
채시아가 병원에서 퇴원해 돌아온 날, 조나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채하진의 밝고 해맑은 목소리였다.
“엄마! 요즘 잘 지내셨어요?”
채시아는 박지훈에게 조나연과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해두었기에 채하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응, 아주 잘 지냈지.”
채시아는 다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학교니? 이모 귀찮게 하진 않았어?”
채하진은 아주 의젓한 말투로 말했다.
“엄마, 저 이제 세 살짜리 애 아니에요.”
그러곤 뒤를 돌아보았다. 집안은 엉망이고 조나연은 여전히 법률서적을 소리 내 읽고 있었다.
채하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누가 누굴 돌보는지 모를 일이다.
요즘은 그가 조나연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엄마는 아마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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