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신도영은 잠시 말이 없었다.
아직 전화기 너머로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그 순간 채하진이 조용히 그의 앞에 다가와 손에 들린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만약 저를 키우실 거면 하루에 용돈 1억 원씩 주세요.]
신도영의 입꼬리가 천천히 비틀렸다.
친 아들도 아니면서 용돈은 챙기겠다는 건가? 게다가 하루에 1억이라니. 이 꼬마가 과연 1억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는 있는 건지...
신도영은 채시아에게 말을 걸었다.
“확인해볼게. 내 아이가 아니라면 조나연 씨에게 돌려보내고 정식으로 사과할 거야.”
전화를 끊은 그는 고개를 돌려 채하진을 바라보았다.
“욕심이 대단하네.”
“하루에 1억, 다 쓸 수는 있어?”
그러자 채하진은 눈을 반달 모양으로 구부리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아저씨, 설마 돈이 없으신 건 아니죠?”
신도영의 입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 하루에 1억이라, 돈이 없어서 안 주는 게 아니었다.
“만약 내가 그 돈을 준다면, 넌 날 뭐라고 부를 거야?”
채하진은 싱긋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가정법은 안 해요.”
“그리고 저 지금 배고파요. 만약 음식 안 주시면 나중에 법정에서 아빠가 절 굶겼다고 말할 거예요.”
“...”
그는 한숨을 쉬며 도우미를 불렀다.
“밥 먹여.”
이번 판은 완패였다.
알고 보니 채하진이 밥을 거부한 건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그냥 장난감 갖고 노느라 일부러 신도영을 무시한 거였다.
신도영은 내심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었다.
청림 별장.
채시아는 신도영의 말을 조나연에게 전해주었다.
“걱정하지 마.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오면 하진이 돌려보낼 거래.”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신도영은 애초부터 채하진이 자기 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고, 그래서 검사 따위는 할 생각조차 없다는 걸.
“시아야, 원래 내가 널 위로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네가 날 다독여주네.”
“괜찮아.”
채시아는 따뜻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나저나, 지금 호텔에서 지내고 있지?”
“응. 우리 아빠 진짜 너무해. 신도영이랑 약혼하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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