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화

윤성빈은 다른 사람이 별장 안에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허준은 그의 지시에 따라 사람을 바깥에 세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안으로 들어가 돌볼 수 있게 조치했다. 김예화는 윤성빈을 돌볼 시간이 없었다. 지금 홍정 그룹 내부는 치열한 권력 다툼 중이었다. 윤성빈의 사촌 형인 윤성태는 일부 원로 주주들과 손잡고 주주총회를 소집해 윤성빈의 회장직을 해임하려 하고 있었다. 윤 회장은 나이가 많아, 마음은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선명 그룹이 계속해서 눈먼 사람 손에 있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고 김예화는 사방에서 적에 둘러싸인 셈이었다. 다음 날 아침 9시, 또 한 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뉴스가 터졌다. [윤성빈 시력 상실, 이혼 신고 거절 당함] 기사 내용에는 한때 재계의 거물이었던 그가 지금은 아내에게 얼마나 외면받고 얼마나 처량한 신세가 되었는지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짧은 영상을 올렸고 제목은 이랬다. [눈이 멀었지 바보는 아니다] 영상에는 채시아가 직접 한 말이 담겨 있었다. 댓글 창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세상에, 윤성빈 너무 불쌍해. 한때는 하늘이 내린 인재였는데, 지금은 공개적으로 장님 소리를 들어야 하잖아.] [맞아, 너무 안타깝다. 윤성빈 아니었으면 누가 채시아를 알기나 했겠어.] [근데 임수아는 어디 갔대? 첫사랑이 이런 때 나타나서 구해줘야 하는 거 아냐?] [요즘 임수아 얼굴도 안 보이던데, 들리는 말론 연예계에서 매장당했대.] [설마 아직도 임수아가 윤성빈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음? 임수아 그 영상 벌써 잊었어?] 각종 찌라시에 들뜬 네티즌들은 앞다퉈 댓글을 남겼다. 누군가 영상 전체를 다시 올리자 또 다른 의견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왜 난 채시아가 더 불쌍하게 느껴지지? 그 말 못 들었어? 윤성빈 눈 멀기 전부터 이혼 얘기 나왔었잖아.] [맞아, 얼마 전까지도 두 사람 이혼 소송 중이라고 뉴스에 떴었어.] 조나연도 그 댓글들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채시아를 위해 한 편의 장문 글을 올렸다.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