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서강준은 임지안이 이렇게까지 경계심이 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단번에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다니.’
하지만 그도 숨길 생각은 없었고 바로 말했다.
“이제 너랑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내가 져주면 안 되겠어? 이번뿐만이 아니야. 앞으로도 매번 내가 져줄게.”
작은 임지안은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서강준이 자신을 봐준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부풀었다.
그녀는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가볍게 코를 찡긋했다.
“좋아. 말만 하고 안 지키면 나중에 또 때릴 거야!”
그렇게 말하며 작은 주먹을 위협하듯 흔들었지만 너무 귀여워서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만약 어린 시절의 서강준이었다면 이런 임지안을 못마땅하게 여겼을 테고 서로 계속 다투며 상처 주고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서강준은 더 이상 그러지 않았다.
겨우 한 번 기회를 다시 얻었는데 예전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작은 임지안은 달래기가 매우 쉬웠다. 그녀의 기분대로 따라주면 조금 전 일은 금세 잊어버렸고 심지어 웃으며 그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며 집으로 돌아갔다.
서강준은 다른 한 손으로 치아 자국이 남은 얼굴을 문지르며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어린아이가 이렇게 독하다니!’
집에 돌아오자, 임준호와 김선미, 그리고 임지현은 모두 애정 어린 눈빛으로 임지안을 안으려고 서로 다투었다. 그녀에게 관대하고 사랑이 넘쳤으며 마치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했다.
서강준은 내려진 손을 바라보다 잠시 멍해졌고 얼굴에는 복잡한 기색이 스쳤다.
‘정말 바로 버려지네.’
멀리서 서강민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늘 부드럽던 눈빛에 한 줄기 냉기가 스쳤다.
“강준아, 같이 집으로 가. 할 말이 있어.”
서강준은 오랜만에 보는 형을 바라보더니 순간 얼어붙은 듯 멍하니 있다가 본능적으로 따라갔다.
가는 도중에 그는 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환생한 건 자신뿐만이 아닐지도 몰랐다.
지금의 서강민은 열세 살이지만 기억 속의 그때와 달리 천진난만한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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