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제 아내입니다
“놔!”
임가윤이 몸부림쳤다.
“엄마한테 다 들었겠지?”
문태오의 입꼬리가 잔혹하게 비틀렸다.
“그 사람만 아니었으면 난 엄마 없는 아이가 되지 않았어! 소혜가 필사적으로 우리 엄마를 병원에 데려다준 거야! 임가윤, 넌 늘 내가 네게 빚졌다고 말하지만 내 불행은 전부 너와 네 엄마 때문이야!”
임가윤은 얼어붙은 표정으로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뭐라고?”
“뻔뻔하게 굴지 마!”
문태오의 눈빛이 증오로 번뜩였다.
“너도 다 알고 있었잖아. 우리 사이엔 언제나 씻을 수 없는 원한이 있었다는걸. 내가 너한테 잘해준 건 다 속죄였어. 마지막에 내칠 때 더 통쾌해지려고 그랬던 거지.”
그러나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전생에 박소혜가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부모까지 잃었을 때, 그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점점 임가윤의 육체에 빠져들고 말았다. 새하얀 피부 위에 흔적을 남기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을 안은 채 잠들던 순간마다 그 속에서만 마음속 공허와 어둠이 메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원수의 딸에게 자기 아이를 낳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걸 숨긴 채, 임신을 위해 애쓰다 절망하는 그녀를 차갑게 지켜보기만 했다. 그녀의 끝없는 고통으로 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의 원한을 갚으려 했던 것이다.
임가윤의 머릿속이 윙윙 울리며 새하얗게 비워졌다.
‘씻을 수 없는 원한?’
그럴 리가 없었다.
두 가문은 할아버지 대부터 이어진 오랜 친구였고 문태오의 어머니는 약혼한 지 일주일 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에서 그는 꼿꼿이 무릎 꿇고 있었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었다. 임가윤은 그저 너무 슬퍼서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는 임씨 가문을 증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자취를 감췄던 한 달 동안, 박소혜가 그의 곁을 지켰던 걸까?’
‘회복하고 나서 보여준 다정함과 세심함은 정말 모두 거짓이었던 걸까? 마지막에 내칠 때 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한 계산이었단 말인가?’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임가윤은 차갑게 웃음을 터뜨렸다.
“문태오, 증거 있어? 우리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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