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프라이빗 룸으로 들어가자 하연우는 다행히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진한나는 괜히 마음이 놓여 얼른 밥만 먹고 이 귀찮은 사람을 보내버리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고 있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화려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자가 들이닥쳤다. 여자는 하연우를 보다가 진한나를 보더니 눈을 부릅뜬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여우 같은 년! 네가 뭔데 내 남자를 뺏어!”
말을 마친 후 그대로 진한나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잡으려 했다.
진한나는 놀라긴 했지만 예전에 고건우의 곁에 있으면서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었던지라 잽싸게 몸을 피한 후 몸을 돌려 힘껏 발차기를 날렸다.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쿵.
진한나는 뒤로 물러선 후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를 내려다보며 욕설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말했다.
“미쳤어요? 그쪽 남자가 누군데 이래요?”
여자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들며 맞은 편에 앉은 하연우를 가리켰다.
“연우 오빠! 저 여자가 날 때렸어요!”
울먹이며 말하는 여자의 모습은 소설 속에 흔히 나오는 가련한 여주인공 같았다.
진한나는 고개를 돌려 하연우의 반응을 살폈다. 표정을 보니 확실히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뭐야, 애인이 있었던 거야? 그런데 나랑 썸을 타려고 했던 거고?!'
‘역시 하연우도 쓰레기였어!'
속으로 하연우가 쓰레기라며 이런저런 욕을 하고 있었던 때 하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한나의 앞으로 성큼 다가가 앞을 가로막았다.
곧이어 커다란 손이 진한나의 허리에 감겼고 귓가에는 낮으면서도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친구 있으니까 우리 어머니한테 전해. 집안끼리 정해주는 결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너도 포기해.”
진한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집안끼리 정해주는 결혼?'
그 말을 들은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는 마치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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