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진현성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허세로 가득한 고건우를 망신 주기에는 딱 맞았다.
고건우는 순간 얼어붙은 듯 제자리에서 굳어버렸고 얼굴은 당황과 분노로 뒤섞여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 진 대표님, 가연이랑 친척 관계가 아니었습니까?”
그 말을 들은 진현성은 차갑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사람 모르고 진씨 가문에 없습니다. 다만 고 대표가 얼마 전에 경찰서에 다녀왔다면서요? 괜히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지 말고 조용히, 정직하게 살아요. 다음에는 단순히 벌금으로 끝날 일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을 마친 후 진현성은 곧바로 진한나를 보며 고건우를 대할 때와 완전히 다른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진한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겼다.
정말이지 곧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고건우가 그토록 애써 아부하던 소씨 가문이었는데 진현성의 앞에서는 이름조차 통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소씨 가문에 아부했는지 모른다.
진현성은 진한나의 어깨를 자연스럽게 감싸 안으며 몸을 돌려 검은색 홀스로이스에 올라타고는 그대로 고건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고건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떠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진한나, 정말 대단하네. 진현성을 이 정도로 홀려? 가연이가 친척인 것도 부정해버릴 정도냐고. 그리고 지난번 경찰서에 소환됐을 때도 진현성이 도와준 거지?'
...
그 시각, 차 안에서 진현성은 백미러로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고건우를 노려보았다. 눈빛은 살벌하리만큼 차가웠다.
“정말 내가 나서지 않아도 괜찮겠어?”
진한나는 고개를 저으며 싸늘한 눈빛을 했다.
“괜찮아, 오빠. 내 문제는 내가 직접 해결할 거야. 그리고 곧 연회잖아? 그때 가면 모든 게 밝혀지고 끝날 거야.”
진현성은 단호한 진한나의 모습을 보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지만 안쓰러운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진한나는 비교적 괜찮은 기분으로 아파트로 돌아왔다.
한편 맞은편 집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