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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서 솔직하게 말했다. “오빠가 말한 재산이 탐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그토록 원했던 돈을 나한테 주겠다는 거잖아.” “그런데 왜 거절하는 거야?” 진현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그럴싸한 명분이 없어서 그래.” 그녀는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가문의 재산을 받게 되면 이상한 소문이 돌 거야. 진씨 가문에서 찾고 있었던 어린 계집애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어. 가문에 돌아오자마자 할아버지와 오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가문의 재산을 가진다면 분명 나를 우습게 볼 거야.” 진한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를 운이 좋은 천박한 여자라고 비웃을 것이 뻔해. 가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거야.”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다가가서 세원시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오빠, 그동안 혼자 고생했던 시절은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아. 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살면서 내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싶어.”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절대 꺾이지 않을 강인함과 활활 불타오르는 야심이 느껴졌다. 진현성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알겠어. 네 지분은 내가 잠시 관리하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 진씨 가문은 영원히 네 편이야.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고 망쳐도 상관없어. 너한테는 내가 있잖아.” 진한나는 뒤돌아서면서 눈웃음을 지었다. “오빠, 정말 고마워.” 조금 전에 진현성은 연회장에서 진한나의 신분을 공개했다. 뭇사람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들은 진한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수군거렸다. 진한나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녀를 얕잡아 보면서 수군대고 있었다. 사람들 중 한 명이 진한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요. 고건우는 고작 입양아 때문에 진정한 진씨 가문 아가씨를 내쳐버렸잖아요.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겠죠.” “진한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맞아요. 진아현 씨야말로 진정한 재벌가의 아가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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