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장
“시후 씨 눈엔 내 능력이 하찮고, 내가 받는 월급은 입에 올릴 가치조차 없는 돈이잖아요.”
강리아는 박시후의 비꼬는 듯한 말투에 이미 익숙했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건 단 하나, 바로 생활비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생활비는 줘야겠어요.”
박시후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더 이상 빈정거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선뜻 돈을 건네지도 않았다.
“내일 오후, 나랑 같이 가야 할 곳이 있어. 그때 줄게.”
이 말은 곧 ‘안 가면 주지 않겠다’ 는 뜻이었다.
강리아는 약간 의외라는 듯 물었다.
“정말 나를 데리고 외출할 거라고요?”
‘시후 씨가 나를 박씨 가문 본가가 아닌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한 거야?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박시후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
“왜? 가기 싫어?”
“그건 아니고요...”
강리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무심한 듯 덧붙였다.
“혹시라도 스캔들이 터져서 임 대표님 기분이라도 상하면, 그땐 후회해도 늦을 것 같은데요?”
박시후에 대한 임지유의 소유욕은 법적 아내인 강리아를 뛰어넘었다.
박시후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유는 너보다 훨씬 대범해. 그런 걸로 신경 쓰지 않아.”
그 순간, 강리아의 식욕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는 조용히 박시후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말없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배불렀어요. 천천히 먹어요. 나중에 치울 테니까.”
그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실로 가서 노트북과 작은 테이블을 정리한 뒤, 소파에 앉아 허나영에게 휴가 신청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시후도 식사를 마쳤고 아무 말 없이 2층으로 올라가더니 곧장 서재로 들어갔다.
요즘 그는 유독 바빴다. 결혼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가 밤새도록 일하는 모습을 볼 일은 거의 없었다.
침실로 돌아온 강리아는 이불을 들추며 침대에 몸을 기대었다.
그때, 휴대전화 화면에 서유나의 영상 통화가 떴다. 그녀는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며 편안하게 눕기 시작했다.
“리아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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