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장
강리아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저는 그저 위가 안 좋은 것뿐이에요.”
요즘 매일 병원에 다녀와서 그런지 강리아는 병원에 대해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차가운 기계와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는 숨 쉬는 걸 불편하게 만들곤 했으니까.
“젊은 나이에 왜 벌써 위가 안 좋아?”
최여정은 앞으로 다가가 강리아의 손을 잡으며 박시후를 노려봤다.
“얼른 가서 차 대기시켜.”
박시후는 할머니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결국 밖으로 향했다.
그 순간 강리아는 이내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요즘 생리 중이에요.”
매번 피임약을 챙겨 먹어 절대 임신할 수 없다고 확신한 탓에 강리아는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말을 마친 뒤 자기가 요즘 생리가 열흘 정도 미뤄졌다는 걸 느닷없이 깨달았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그걸 잊어버렸던 거다.
“뭐?”
최여정은 무척 실망하며 강리아의 손을 놓더니 여전히 박시후를 닦달했다.
“위가 안 좋으면 일찍 리아 데리고 병원 가봐야지. 치료를 늦출수록 고생해.”
“알았어요. 시간 날 때 병원에 데려갈게요.”
박시후의 매 같은 눈빛은 강리아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는 강리아의 생리는 이미 끝난 거로 알고 있다.
“순자 씨, 가서 위에 좋은 죽 좀 끓여. 오늘 점심 우리도 여기서 먹자고.”
최여정은 또 강리아를 끌어 소파에 앉혔다.
그 사이 유순자는 짧게 대답하고 주방으로 향하더니 익숙한 듯 냉장고를 열었다. 하지만 냉장고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식재료가 없는 것도 모자라 강리아가 방금 말했던 얼렸다 꺼냈다는 과일도 없었다. 게다가 냉동고를 열어 봤더니 이곳에 나타나서는 안 될 인스턴트 식품이 가득 얼려 있었다.
“아주머니.”
박시후는 얼른 주방에 들어가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
“요즘 제가 회사 일로 바빠서 집에 거의 돌아오지 않고 리아도 친정에 가서 지내는 바람에 집에 식자재가 없어요.”
이 설명은 어느정도 말이 됐다. 유순자가 강리아와 친정 식구 사이가 엄청 나쁘다는 걸 모르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다만 그걸 알고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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