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장
임지유는 박시후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강리아를 통과시키라고요?”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의심이 섞여 있었다. 마치 그의 말이 터무니없기라도 한 것처럼 들렸다.
“왜?”
박시후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차갑게 물었다.
“뭐가 문제야?”
“리아 씨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시후 씨가 혼내주려고 폭로라도 하려는 줄 알았어요...”
임지유의 손에는 ‘증거’가 있었다. 이 전화를 건 이유도 박시후가 그 증거를 원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임지유는 자기가 폭로하는 것보다 박시후가 직접 나서는 편이 강리아에게 훨씬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박시후의 대답은 그녀의 기대를 완전히 빗나갔다.
“강리아는 내 아내야. 난 그저 내 아내가 내게 고개를 숙이고 고분고분해지기를 바랐지, 날개를 꺾어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진 않아.”
박시후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선 잘 몰라도 이 업계의 냉혹한 룰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강리아의 부정행위가 사실이든 아니든, 그 사실이 드러나면 그녀는 평생 디자인 업계에서 발붙일 곳을 잃게 될 터였다.
게다가 훗날 그녀가 자기 아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박씨 가문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강리아의 기를 꺾는 것이었다. 강리아가 자기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만 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했다.
“잘 처리하고 내 연락 기다려.”
박시후는 통화를 끊으며 강리아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번에도 그녀가 ‘시험’을 견뎌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순종적이던 아내가 갑자기 반항하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
강리아는 말싸움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처럼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임지유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방으로 돌아와 장옥이 건넨 봉투를 그대로 캐리어에 집어넣었다. 그 봉투를 열어볼 생각조차 없었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휴대폰을 돌려받아 전원을 켜자, 수십 통의 메시지와 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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