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어떻게 임신할까요? 시후 씨 침대에 기어 올라가서 꼬리치라는 거예요?”
강리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부모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얼른 짐 챙겨서 시후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
장수경이 그녀를 밀어 방안으로 들이밀었지만, 강리아는 버티고 서있다가 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활짝 열었다.
“두 분은 부끄러움도 없겠지만, 저는 있어요. 절대 안 돌아가요. 여긴 제 집이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세요.”
강성한이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눈은 거의 튀어나올 것처럼 부릅떠져 있었고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너를 괜히 키웠구나! 승재가 너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걸 보고도 이래?”
장수경은 갑작스러운 소리에 어깨를 으쓱하며 놀라, 얼른 문 쪽으로 가서 강리아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문을 재빨리 닫으며 그녀를 나무랐다.
“또 아빠를 화나게 만들었잖아... 너 정말...”
“내가 화나게 만든 게 아니에요. 애초에 저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잖아요. 제가 뭘 하든 다 잘못된 거라고! 4억 원짜리 가방에 몇천만 원짜리 벨트를 살 돈이 있으면서,
왜 승재의 치료비는 저한테 떠넘기는 건데요?”
강리아는 장수경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다.
장수경은 늘 강성한의 말만 따랐기 때문에 더 이상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강성한이 화를 내면 장수경은 강리아를 꾸짖었고 무조건 순종하라고 강요해 왔다.
“정말 철이 없구나!”
장수경은 강성한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는 것을 보고 더 다급해졌다.
강리아의 팔을 꽉 잡은 손에 힘을 줬지만, 그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너 정말 아빠를 돌아버리게 만들 셈이니?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내가 어떻게 살아?”
“엄마가 어떻게 살든 상관없어요!”
강리아는 그들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상황이 그녀의 통제 밖으로 벗어나 있었고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듯 치밀어 올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다시 장수경의 손을 뿌리치고 문을 활짝 열었다.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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