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어차피 돈 쓸 데도 별로 없어요.”
“민재 씨가 주는 월급도 제가 거의 다 모을 수 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제가 그 돈으로 뭘 하든 자유롭고... 부족할 것도 없죠.”
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회사 직원들은 원래처럼 다른 디자이너들이랑 일하게 하세요.”
곽민재는 조금 의외라는 듯 나를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곧, 나는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지금 저에겐 이미 하고 있는 두 가지 일이 있잖아요.”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왜 좋은 기회를 왜 마다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겠지?’
나는 천천히 설명했다.
“하나는 이서를 잘 돌보는 거. 이게 제 본업이죠.”
“예전엔 아무하고도 말하려 하지 않던 애가 이제는 저희랑 이야기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한테 자랑까지 하잖아요.”
“그 변화가 계속 이어지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그건 제가 꼭 해야 할 일이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이서와의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는 거예요. 그것도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요.”
나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또박또박 계속 말했다.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돼 있잖아요. 다른 일까지 욕심내다 정작 중요한 두 가지를 놓치면 결국 손해만 남을 거예요.”
곽민재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안 씨가 이렇게까지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는 건 미처 몰랐습니다. 단순히 욕심을 버린 게 아니라 분명한 선택을 한 거였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서일까,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 따뜻해졌다.
“지안 씨가 스스로 원하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곽민재의 인정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 제가 뭘 원하는지 아주 분명히 알고 있으니까.”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양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다 1인분이었다.
곽민재는 고기 요리 두 가지와 채소 요리 두 가지, 그리고 국 하나와 밥 두 공기를 주문했다.
이내 그는 밥그릇 하나를 내 앞에 건넸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