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애피타이저 1
이 일을 남보람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어머니 병세가 악화되면서 남보람도 전보다 야위었고 병원에서 지내느라 시험도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윤소민이 무슨 짓을 할지 알겠나.
“그만해, 이미 일어난 일인데 여기서 자책해 봐야 소용없어. 나 먼저 갈게.”
말하고는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마침 육지훈도 옷을 입고 다가왔다.
“가자, 우리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육지훈과 시선을 마주하며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차를 타고 한참 동안 달려서야 육지훈 집 근처에 도착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이라 차가 들어가기 어려웠다. 우리가 내려서 안으로 걸어갈 때, 나는 몰래 기사에게 돈을 주며 어르신께 드릴 만한 걸 사 오라고 부탁했다.
우리가 육지훈을 집까지 데려다줬을 때도 육지훈 할머니는 손자가 다친 걸 눈치채지 못하셨다. 오히려 우리가 온 걸 무척 반기시며 서둘러 서랍에서 평소 아껴 먹던 과자와 사탕을 꺼내 우리 손에 쥐여주셨다.
“다들 우리 지훈이 친구들이지? 참 고마워. 학교에서도 좀 더 잘 챙겨줘.”
육지훈 할머니는 정말 기뻐하셨다. 평소 육지훈이 혼자 다니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걱정이 많으셨던 모양이었다.
우리는 사양하지 않고 할머니께도 괜찮다며 함께 앉자고 했다.
“할머니, 저희도 잠깐 얘기만 나누다가 갈게요.”
기사는 금방 도착했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그는 손에 달걀과 우유, 심지어 쌀 한 포대와 과일 한 봉지까지 들고 나타났다.
“이게 다 뭐니?”
육지훈과 할머니는 우리가 선물을 가져올 줄 몰랐는지 급히 일어나서 물건을 돌려주려 했지만 내가 제지했다.
“저희도 할머니가 주신 것 다 받았잖아요. 저희 마음이에요.”
할머니는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들이라 그냥 받았다.
“어제도 몇몇 학생이 우리 지훈이 친구라면서 날 보러 왔어.”
육지훈 할머니가 말한 건 정호준 일당이었다. 육지훈에게 그런 짓을 했는데도 할머니는 그들이 친구라고 믿었다.
나는 별다른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최예린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그래도 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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