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이것도 저것도 다 원하는 사람
“됐어, 더 할 말 없으면 여기서 길 막지 말고 비켜. 우리도 이제 가야 해서.”
최예린이 책가방을 정리하고 다가와, 반대편에서 내 팔을 자연스럽게 잡았다.
“난 너를 믿어.”
주서훈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몸을 비켜서며 우리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 말이 마음속에 작은 파문처럼 번졌다.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봤다. 주서훈은 문틀에 기대선 채, 여전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련이 남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아쉬움 때문이었다.
만약 전생에서도 주서훈이 나를 믿어줬다면, 어쩌면 내 아이는 이 세상을 한 번쯤은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회귀한 뒤로 나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설득해 왔다. 아이를 잃은 일도, 이름을 잃은 일도 주서훈과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그건 전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한 말일 뿐이었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주서훈을 향한 원망이 남아 있었다.
몇 걸음 밖으로 나오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육지훈이 보였다.
“고마워.”
가까이 다가가자 육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모두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기에 그 일에 대해 더 말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학교 정문에 다다르자마자, 길가에 세워진 익숙한 검은색 세단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발걸음을 멈췄다.
지난번, 성주희가 호들갑을 떨며 나와 최예린을 차에 태워 화장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했다.
그들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그런 일이 또 한 번 벌어졌다간...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나는 먼저 옆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따가 너희가 지훈이랑 같이 가서 자전거 하나 새로 사 줘. 난 볼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야 해.”
인사를 마친 뒤, 육지훈이 말리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덧붙였다.
“꼭 튼튼한 걸로 사.”
그렇게 말한 뒤, 나는 곧장 길가에 서 있던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성주희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나도 얼굴에 걸고 있던 미소를 조금 거뒀다.
성주희의 시선은 차창 너머로 그들 몇 사람에게 머물렀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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