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허이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 저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요...”
담당 선생님도 잠시 멈칫하더니 시선을 옮겼다.
그 시선이 용제하 쪽을 스친 것 같았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용제하는 평소 이 선생님과 말 한마디 나눈 적이 없었기에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낯설어 보였다.
“허이설, 이번이 마지막 식사야.”
허이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친구랑 먹기로 했어요. 이미 약속도 잡았고요. 대회도 끝났으니까 선생님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선생님은 옆을 힐끗 보았다가, 용제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입을 닫고 앉았다.
허이설이 자리에 앉자, 옆의 용제하가 손에 들고 있던 유리컵을 내려놓았다.
컵 안의 오렌지 주스가 출렁였다.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는 컵을 내려놓는 손에 힘을 줬다.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
허이설은 자신이 왜 그걸 단번에 알아챈 건지 답답했다.
그의 손끝 하나만 봐도 기분이 어떤지 읽을 수 있었다.
식사는 금세 끝났다.
허이설은 곧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 용제하와 같은 방향이었다. 둘은 한 사람은 앞서고 한 사람은 뒤따랐다.
허이설이 먼저 엘리베이터에 들어섰고, 용제하는 몇 걸음 뒤에 있었다.
그녀는 ‘문아 빨리 닫혀라’ 하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하지만 문은 닫히지 않았고 용제하는 결국 들어왔다.
좁은 공간에 둘만 남았다. 숨소리조차 크게 들렸다.
점심때보다 훨씬 어색했다. 그때는 그래도 다른 두 사람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단둘이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둘은 다시 앞뒤로 걸어 나왔다.
용제하가 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허이설도 옆에서 자기 방 비밀번호를 눌렀다.
용제하의 방 문이 열렸지만, 그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허이설을 보지도 않고 물었다.
“같이 밥 안 먹어?”
허이설은 잠깐 멈췄다가, 그가 말하는 ‘밥’이 대회 마지막 날 식사를 뜻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친구랑 먹을 거야.”
“정태준?”
그가 이름을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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