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이번 방학 때 시간 괜찮아요?”
온시율이 웃으며 묻자 허이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답했다.
“하경으로 올 거예요?”
“네. 이설 씨 보러요.”
허이설은 고개를 떨구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시율 씨, 죄송해요. 우리 앞으로는 연락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차갑고 낮은 음성이 밤공기까지 식혀버렸다.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더니 조용한 숨소리와 함께 온시율의 목소리가 떨어졌다.
“나랑 제하의 관계 때문에 그러는 건가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덧붙였다.
“그거라면 걱정 안 해도 돼요.”
허이설은 눈을 천천히 내렸다.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가요?”
또다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심의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르죠.”
허이설은 힘을 빼고 물었다.
“연애해 본 적은 있어요?”
“없어요.”
허이설은 잠시 멈칫했다. 약간의 놀라움이 깃들었다.
온시율은 여러모로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다니.
허이설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죄송해요. 내가 시율 씨를 예전처럼 대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요. 그래서 우리 사이도 발전해 나갈 수 없겠죠.”
마음속으로 온갖 이야기를 떠올렸지만 별다른 해명거리는 없었다.
윤가을은 소파에 누워 책을 보고 있었다.
늘 게임기 들고 있는 애가 책을 보고 있으니 그 자체로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허이설은 베란다에서 통화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와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윤가을을 한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가을아, 간만에 방학이잖아. 집에 한 번 다녀오지 그래?”
윤가을은 웬만해서는 집에 가지 않았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아 진짜, 가기 싫어. 가면 어떤 사람한테 잡혀서 숨도 못 쉰다고.”
허이설은 웃으며 말했다.
“더 안 가면 이모가 나한테 전화하겠다.”
윤가을은 벌떡 일어나더니 투덜댔다.
“차라리 아빠네 집에 가는 게 낫지, 엄마네 집에는 절대 못 가겠어. 뭐, 두 분 다 잘해주긴 하시는데 가기 싫어.”
허이설은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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