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흐트러졌지만 잘생긴 얼굴이 컴퓨터 화면을 가득 채웠다.
자다가 금방 깼는지 연한 갈색 눈동자에 짜증이 가득 차 있었다.
오른쪽 아래 작은 화면에 경비원, 유진서, 허이설 세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용제하가 나른하게 서 있었는데 기상 후의 짜증을 담배 한 대로 달랬다.
휴대폰을 켜자 유진서의 부재중 전화가 잔뜩 와 있었다. 집까지 찾아온 게 이해가 갔다.
“제하야, 전화해도 안 받길래 이렇게 찾아왔어.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이때 화면에 그의 얼굴이 반쪽밖에 보이지 않았다. 세 사람은 그가 뭘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허이설은 그의 하얀 볼이 살짝 파인 걸 보고는 담배를 피우고 있겠다고 짐작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교수님 말하기 힘드시겠어.’
그녀는 속으로 유진서의 행운을 빌었다.
용제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방 잠에서 깬 탓에 나른하고 살짝 갈라져 있었다.
“나쁜 소식이라면 말 안 해도 돼요.”
그는 잠깐 멈칫했다가 다시 물었다.
“근데 제가 여기 사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고개를 살짝 돌리자 연한 갈색 눈동자가 나타났다.
허이설은 저도 모르게 제 발 저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두 걸음 물러나 화면 밖으로 빠져나갔다.
‘교수님 정도면 눈치껏 내가 알려줬다고 얘기 안 하겠지...’
“이설이가 알려줬어. 요즘 같은 시대에 너희처럼 돈독한 사이가 참 드물어. 난 너희들을 응원해.”
허이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정말 눈치 제로야.’
“들여보내세요.”
용제하는 더는 화면을 보지 않고 연결을 끊었다.
발코니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다 피운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담배를 비벼 끄고 문 옆에 서서 조금 전 그 전자 화면을 들여다봤다. 유진서의 평범하고 땀에 젖은 얼굴과 도자기처럼 하얀 반쪽 얼굴이 나타났다.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 같았다.
용제하는 문을 연 다음 물 세 잔을 따랐다.
유진서는 태연하게 들어가 거실 소파에 앉고는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허이설은 여전히 문 앞에 서 있었다.
“들어와, 이설아. 에어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