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김우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섰지만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이제야 깨달았다.
왜 진작 이걸 떠올리지 못했을까?
정원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인생을 바꾸는 길이긴 하지만 하룻밤 사이 부자가 되는 법은 그 외에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 미래의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 기억만 잘 활용한다면 김우연은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기회를 움켜쥘 수 있다.
부동산, 주식, 인터넷 사업,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미래의 황금열쇠들.
하지만 지금 당장 가장 빠르게 자본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복권 당첨, 이건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지름길이었다.
“야, 무슨 생각해? 설마 진짜 복권 사러 갈 생각이야?”
옆에 있던 오준서가 재빨리 김우연의 어깨를 흔들었다.
“나 그냥 농담한 거야. 그거 당첨 확률 얼마나 낮은데? 괜히 인생 망치지 마.”
그의 표정에는 진심 어린 걱정이 묻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이웃 중 한 명이 수년간 복권에 미쳐 결국 집안까지 말아먹은 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우연은 입꼬리를 비틀며 살짝 비웃듯 말했다.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미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 미소에는 묘한 악의와 자신감이 스쳤다.
김우연은 이미 결심을 내린 상태였다.
한편, 그 시각.
김씨 가문의 유리문 밖으로 석양빛이 번지는 거실.
김혜주는 발코니에 앉아 있었다.
한 손에는 붉은 와인잔이 들려 있었고 그녀는 잔을 천천히 기울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제 어디 갔었어? 왜 그렇게 늦게 들어왔어?”
김지유가 다가와 묻자 김혜주는 짧게 대답했다.
“우연이를 만났어.”
그녀의 담담한 대답에 김지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또 의심 많아져서 찾아간 거지? 이번엔 또 무슨 일로 화나서 돌아왔어?”
그러나 김혜주는 웃지 않았다.
오히려 시선을 들더니 묘하게 복잡한 눈빛으로 김지유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말로 할 수 없는 고민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왜 그렇게 봐? 무슨 말이라도 해봐.”
김지유가 재촉했다.
“어제는 또 뭘 태우고 있었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