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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김혜주의 김우연에 대한 태도는 무척이나 냉담했다. 심지어 김씨 가문의 누구보다도 그의 생사에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두 사람 사이에는 정이 없었다. 대학교에서 보낸 3년 동안에도 서로 접점이 없었다. 처음 김씨 가문이 김우연과 상봉했을 때 딱 한 번 집에 내려왔고, 그 뒤로는 집에서 쉬는 동안 몇 차례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기껏해야 스쳐 행인에 가까웠다. 김씨 가문 사람들이 김우연을 눌러대는 모습을 봐도, 김혜주는 별 반응이 없었다. 먹자니 별맛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그 정도 간식 같았다. 이때 김지유는 그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마에 주름이 지고, 표정은 다소 어두워졌다. “무슨 괴롭힘이니? 우리도 다 걔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출신 낮은 작은 인물이 김씨 가문에서, 상류 사회에서 이름 좀 내 보려면, 하늘에서 떡이 뚝 떨어지기를 바라면 되니? 얘는 원래 나쁜 버릇이 많아. 지금 고치지 않으면 평생을 따를 거야. 계속 바로잡아야만 김씨 가문에서 온전한 사람으로 클 수 있어.” 김지유는 정색하고 말했다. 그녀에게는 김씨 가문이 해 온 모든 일이 옳았다. “그 애한테 무슨 하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눌려서 떠난 거라면 돌아오기는 어려울 거야. 돈을 중시한다면 돌아올 테고, 그렇지 않다면 그건 김씨 가문과의 결별이지. 달리 말하자면 이 모든 게 걔 계략일 수도 있어. 너희가 정말 걔한테 진심인지 시험해 보는 계략.” 김혜주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고 말끝은 칼날 같았다. 김지유는 흠칫 놀라 눈동자가 몹시 흔들렸다. ‘계략이라니! 진심을 검증하는 계략? 그래,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아마도 자신이 아직 김우연에게 약간의 정을 남겨 두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김씨 가문 사람들이 김우연을 마음에 둔다면 어떻게든 데려오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김우연은 다시 김씨 가문에 머물 수 있었다. 반대로 정말로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의 위상을 깨닫고 결과가 없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돌아오지 않는 편을 택하겠지. “흥, 이런 잔꾀를 김씨 가문 사람들 상대로 쓰다니.” 김지유가 차갑게 내뱉었다. “전화는 그만해. 이 일은 너희가 상의해서 직접 가서 얘기를 하든지, 데려올지 말지 결론을 내.” 김혜주는 손을 대수롭지 않게 내저었다. 김지유는 잠시 더 궁리하다가 이 일을 어머니에게 알리기로 했다. 아버지가 김우연의 속내를 알게 되면 더 노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거실에 김씨 가문 사람들이 모였다. 김지유가 김혜주의 추측을 전하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뭐라고? 그 쓸모없는 게 그런 잔머리를 굴려? 자기 스스로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보지? 우리가 먼저 찾아가길 바란다고? 허황한 꿈이나 꾸네! 우리가 김우연을 찾으러 간다고? 그럼 우리가 웃음거리가 되잖아!” 김슬기는 격하게 반응하며 소리를 높였다. 김우연의 계산 얘기만 들으면 구역질이 올라왔다. “아마, 이건 나한테 주는 시험일지도 몰라. 모든 게 나 때문에 시작됐으니까. 내가 형을 찾아가야 해. 김씨 가문 사람들의 마음속에 아직 형이 있다는 걸 알려 줘야지. 정말로 돌아오게 하지 않으면, 우리 다시는 형을 보지 못할 거야!” 김명헌은 고개를 숙이고 옷자락을 꼬아 쥔 채 일부러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특히 눈물 한 방울이 딱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들, 울지 마. 원래부터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조서아는 안타까운 얼굴로 그를 끌어안았다. “그래도 저는 외부인이잖아요. 저 때문에 가문이 우연 형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준 거 다 알아요.” 김명헌은 자책하는 투로 말했다. “우리는 한 가족이야. 외부인이고 아니고 그런 거 없어! 그 망할 놈이 밖에서 죽겠다는데, 죽게 둬! 우리 아무도 상종하지 말자. 알아서 살든 죽든 하게!” 김슬기는 서둘러 달래듯 말했지만, 그 풍만한 가슴은 분노에 거칠게 오르내렸다. “엄마, 걔가 정말 김씨 가문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느꼈다면 이 도시를 떠날 수도 있어요. 지금 결정권은 엄마한테 있어요. 데려올 거예요, 말 거예요? 하룻밤 지났으니 걔도 좀 진정했을 거예요. 우리 가서 제대로 얘기해요.” 김지유는 조서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왜 데려와? 밖에서 죽어 주면 차라리 좋지. 걔는 쓸모없는 놈, 꼴사나운 놈이야. 집에 있으면 꼴 보기만 더러워! 엄마, 마음 약해지지 마요. 가겠다면 가라고 해요!” 김슬기는 조서아의 손을 흔들며 계속 졸랐다. 그녀는 김우연만 보면 역겨웠고, 눈앞을 깨끗이 하고 싶었다. 어떻게 그를 다시 들일 수 있겠는가. “나는 어젯밤 내내 생각했어. 아마 내가 우연이 감정을 놓쳤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 다녀오자. 내가 가서 설득해 볼게. 어쨌든 그 애도 내 아들이니.” 조서아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결정을 내렸다. 그 순간, 김명헌의 낯빛이 변했고 눈동자 깊숙이 알아채기 어려운 싸늘한 빛이 스쳤다. ‘아직도 김우연에게 기회를 준다고? 짜증 나. 겨우겨우 내쫓았는데 다시 데려오겠다고? 안 돼. 반드시 방해해야 해!’ 얼마 지나지 않아, 김혜주는 차를 몰아 조서아, 김지유, 김슬기를 태우고 김우연을 찾으러 나섰다. 김명헌도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김혜주가 즉시 잘랐다. “김씨 가문에서 너랑 김우연은 물과 불이야. 네가 가 봐야 득 될 게 없어.” 김명헌은 더 말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떠나자마자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차갑게 먼 곳을 노려보며 말했다. “흥! 돌아오고 싶다고? 네 주제에?” 한편. 김우연과 진아린은 큰 봉지 작은 봉지를 양손 가득 들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고 기분은 맑게 개어 있었다. 물건을 산 뒤, 석지향은 가게에 가서 진경철을 도우러 갔다. “오빠, 엄마는 역시 오빠를 아껴요. 오빠한테 사 준 게 제 것보다 훨씬 많아요!” 진아린은 질투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치켜들고, 초롱초롱한 눈을 김우연에게 박았다. “나중에 내가 돈 생기면 네가 갖고 싶은 건 뭐든 다 사 줄게. 알겠지?” 김우연이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요! 그럼 저는 기다릴게요.” 진아린은 헤헤 웃으며 달빛처럼 예쁜 눈을 반짝였다. 둘이 단지 안으로 들어서고 막 올라가려는데, 순간 한 대의 벤츠가 눈길을 훔쳤다. 이 단지에는 원래 고급 차가 드물었다. 대개는 노인용 의자차나 자전거뿐이었다. 이런 차가 갑자기 나타나면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는 순간 김우연의 얼굴빛이 단숨에 가라앉았다. “오빠, 왜요?” 진아린이 그의 변화를 알아채고 얼른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 먼저 올라가. 나는 처리할 일이 있어.” 김우연이 다정히 말했다. “네.” 진아린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인지는 몰랐지만 말 잘 듣고 먼저 올라갔다. 차 문이 열렸다. “셋째가 말한 대로네. 너 혼자서 갈 데가 없어서, 결국 원래 굴로 기어들어 왔구나! 진짜 기생충이 따로 없네. 김씨 가문에서 찬밥 신세 되니까, 이제는 진씨 가문을 해치러 온 거야?” 김슬기의 목소리는 살을 에는 칼처럼 차갑게 곧장 김우연의 가슴을 후벼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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