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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12시까지 기다렸을 때, 역시나 키 큰 사람이 복도 끝에서 천천히 걸어오다가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루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로 그의 사무실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서이건은 고개를 돌려 이루나를 발견하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꽤 놀란 모양이다. 이루나는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전염성 강아지 호흡기 질환 특효약 때문에 찾아왔어. 우리 강아지가 전염병에 걸렸는데 다른 치료 방법을 몰라서 도움 부탁하려고.” 서이건의 눈빛은 훨씬 차가워지더니 뒤돌아 계속 담배를 피웠다. 그는 이루나가 강아지 때문에 자기를 찾아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 부탁 들어줄 거야. 말 거야.” 이루나가 되물었다. “이게 지금 나한테 부탁하는 태도야?” 이루나는 익숙하지만 차가운 그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머릿속에 지난 일들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만 같았다. “옛정 생각해서 내 부탁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 이루나는 어렵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절대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 “그 부탁 들어주지 못하겠는데?” 서이건은 담배를 몇 모금 빨아들이고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냥 강아지일 뿐이잖아. 죽으면 죽었지. 내 앞에서 네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필요는 없잖아. 꺼져.” 서이건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버리고는 안에 있는 휴게실로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루나는 재빨리 그의 앞을 막아서며 단호하게 말했다. “놈담 아니야. 제발 지난 일들은 잠시 내려놓으면 안 돼? 다른 방법이 있었더라면 나도 이건 씨한테 도움 청하지 않았어.” 이 말을 듣고 더욱 짜증이 난 서이건은 그녀를 밀쳐냈다. “쓸데없는 소리 듣기 싫어. 1분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도 장담 못 해.” 그는 재빨리 휴게실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던 이루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가기도 애매하고, 남아 있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이루나는 이미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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