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서이건 역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수많은 위기와 파도를 견뎠기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곧, 그는 떨고 있는 이루나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술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어깨는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서이건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재킷을 벗어 그대로 이루나의 어깨 위에 던지듯 걸쳐줬다.
그리고 이루나 또한 망설임도 없이 그 옷을 꼭 끌어안았다.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살짝 숨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서이건은 포기하지 않았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며 손잡이를 잡고 비틀었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서이건은 손끝마저 점점 저리고 팔은 뻐근해지는 걸 느꼈다.
결국 그도 벽에 등을 기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숨결이 하얗게 피어오르는 그 좁은 공간에서 서서히 절망이라는 단어가 실감 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내일 아침이 오기 전에 둘 다 얼어붙은 시체가 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이게 대체 왜...”
이루나는 여전히 서이건의 재킷을 덮은 채로 몸을 웅크리고 중얼거렸다.
“우리가 여기서 죽을 리 없어.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서이건도 온몸이 덜덜 떨렸다.
팔로 몸을 감싸도 추위는 막을 수 없었다.
마치 한겨울의 눈밭 한가운데 얇은 셔츠 한 장 걸치고 서 있는 느낌이었다.
그는 이성적으로 모든 방법을 떠올렸다.
철문은 안쪽에서 열리지 않으니 문을 부수기도, 구조 신호를 보내기도 불가능했다.
휴대폰은 먹통이고 비상 알람은 고장 난 상황에 모든 가능성을 다 써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루나는 다시 일어나 몸을 흔들고 팔을 휘두르며 제자리에서 뛰었다.
몸을 움직이면 조금이라도 따뜻해질까 싶었다.
하지만 곧 그마저도 무의미해졌다.
찬 공기는 얇은 옷을 뚫고 살갗으로 스며들었고 피부와 근육, 뼛속까지 서늘함이 번졌다.
이내 머릿속이 점점 멍해지고 의식이 희미해졌다.
이루나는 그만 힘이 풀려 벽에 기대 쓰러졌다.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은 시퍼렇게 변해 있었지만 그것도 모른 채 눈꺼풀은 자꾸만 무거워졌다.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