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화
“혼인 신고?”
박희연은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표정이 확 달라졌다.
“너 아직도 네가 누구 딸인지 잊었니? 아무리 나가서 살겠다고 해도 시집을 가려면 최소한 부모 허락은 받아야 하는 거야.”
이루나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빠, 가족관계증명서랑 호적 어디 있어요? 지금 바로 주세요. 안 주시면 제가 직접 올라가서 찾을게요.”
이성태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계단을 내려오던 이은서가 비웃듯 끼어들었다.
“엄마 말이 맞아. 언니가 아빠 친딸이라면 더더욱 부모님 허락이 필요하지 않겠어? 게다가 결혼이라면 예단이랑 예물 문제도 정식으로 상의해야지.”
박희연은 고지훈을 위아래로 훑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고지훈 씨, 부모님은 안 계시고 유일한 가족이 서문호 씨라고 들었는데 이 결혼도 서문호 씨가 동의해야지 않겠어? 그리고 혼사가 정식이라면 예물도 갖춰야지. 우리 집에 인사 왔으며 예단부터 주는 게 예의 아닌가?”
고지훈은 순간 어이가 없다는 듯 코끝을 만지더니 조용히 이루나를 바라봤다.
“그 부분은 다 루나 의견에 따를 겁니다. 루나가 정한 방식이 곧 제 방식이에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결혼에서 루나가 불편하거나 상처받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겁니다.”
옆에 있던 이루나는 박희연을 비웃듯 반박했다.
“박희연 씨, 혹시 제가 시집가면 예단이라도 챙기겠다는 거예요? 제가 결혼하는데 왜 박희연 씨는 돈을 뜯어낼 생각부터 하시는 거죠?”
박희연도 질세라 되받아쳤다.
“말은 똑바로 하지? 네가 우리 집에서 몇 년을 먹고 살았는데. 그게 다 하늘에서 떨어진 줄 아니? 네가 결혼한다면 최소한 양육의 정은 보답해야지.”
“그만해.”
이성태가 날카롭게 끼어들며 박희연을 노려봤다.
“이루나, 네가 정말 결혼하겠다면 난 반대 안 한다. 정식으로 절차만 밟아. 혼수고 예단이고 다 형식일 뿐, 결국은 다 네 몫이 될 거야.”
그러자 이은서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아빠, 설마 진심이에요? 언니가 어떤 짓을 했는지 다 아시잖아요. 이건 씨랑 서태준 씨랑 다 엮였던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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