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
고지훈은 방 안에 서이건이 있는 것을 보고 일부러 이루나의 허리를 다정하게 감싸 안고 소파 쪽으로 함께 걸어갔다.
“서이건 씨도 여기 계셨네요.”
서이건은 눈빛이 서늘해졌지만, 표정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네가 여기 왜 왔어?”
서문호가 어두운 얼굴로 고지훈에게 물었다.
“당연히 제 혼사를 말씀드리러 왔죠.”
고지훈은 이루나의 허리에서 손을 떼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서문호에게 말했다.
“삼촌, 저희가 결혼할 거라고 지난번에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알려드리러 왔어요. 먼저 혼인신고부터 하고 그다음에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에요.”
“닥쳐.”
서문호는 옆에 앉아 있는 서이건의 기분을 고려하여 매우 불쾌한 말투로 고지훈을 꾸짖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난 이 결혼을 동의하지 않아. 오늘은 네 작은아버지와 중요한 업무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당장 나가.”
작은아버지라는 말을 들은 순간 고지훈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라이벌이 자신보다 한 세대 위라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삼촌, 저는 삼촌의 친아들도 아닌데 그런 호칭 따위 알려주지 않으셔도 돼요. 게다가 혼인 신고하겠다는 건 상의가 아니라 통보예요.”
“내 뜻을 거스른다면 앞으로 더는 나를 삼촌이라고 부르지 마라.”
서문호는 얼굴을 붉히며 이내 이루나를 꾸짖기 시작했다.
“이루나 씨, 이런 곤란한 상황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온 건가요?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좀 챙기세요. 계속 저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어요.”
이 상황에서 이루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해명하든 사과를 하든 변명을 하든 혹은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든 모두 의미가 없었다. 그저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서이건은 이루나를 바라보지 않았지만, 그녀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특히 이루나의 왼손 중지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우연히 본 순간 서이건은 가슴이 에이는듯 아팠다.
그러나 이루나는 그보다 훨씬 태연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