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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이은서가 당당하게 얘기했다. “나랑 예정대로 결혼식을 진행해요. 저는 서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고 결혼 후에도 이건 씨의 사생활에 터치하지 않을 거예요. 루나 언니랑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세요. 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있을 테니까.” 서이건은 이은서가 얼마나 대단한 계획을 내놓으려는 것인지 지켜보다가 그 말을 듣고 바로 표정이 굳었다. 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우리 사이의 약혼은 이미 끝난 일이야. 그걸로 뭘 해보려는 생각은 접는 게 좋아. 아무리 감성팔이를 해도 소용없어. 난 너한테 아무 감정도 없거든.” 차갑고 매정한 서이건의 거절을 들으면서 이은서는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수도꼭지가 열린 듯,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정말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요? 그러면서 왜 나와의 약혼을 승낙한 거예요? 날 갖고 논 거예요?” 서이건은 짜증스레 방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은서가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 “가지 마요! 알려줘요! 루나 언니와 결혼하고 싶은 거예요? 대체 그런 헤픈 여자가 나보다 뭐가 좋다고 그래요? 이번에 그런 곳에 팔려 가기까지 했는데,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루나 언니를 덮쳤을지 알기나 해요? 걸레보다 더 더러운 여자를... 병도 있을 수 있는 여자를 왜 좋아하는 거예요? 같이 걸레가 되기로 한 거예요?” “닥쳐!” 서이건은 결국 참을 수 없었다. 바로 한 손으로 이은서의 목을 조르며 차갑게 얘기했다. “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것 같아?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이건 마지막 경고야. 앞으로 내 곁에서 이루나를 모욕하는 말은 삼켜버려.” 이은서가 벌인 짓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이은서에게 쓰는 시간이 아까웠기도 했고 전에 혼약이 오갔던 사이로서 약혼녀에게 조금의 자존심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다. “이거 놔...” 이은서는 이런 모습의 서이건을 처음 봤다. 목이 졸려 숨을 쉬지 못하자 이은서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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