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어쨌든 그는 이 몇 년 동안 자신의 본업에만 집중했다. 이런 가정사나 인간관계, 심지어 자신의 명예까지도 박희연이 다 관리했고 그는 신경 쓰기 귀찮아했다.
이은서는 비록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생각은 아주 먼 곳으로 흘러갔다. 방금 서이건이 떠난 모습과, 이루나가 서씨 가문의 화장실에서 그 남자와 벌였던 추잡한 일이 떠올라 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눈빛에는 온통 불만과 증오가 가득했다.
...
이루나는 집으로 돌아와 신발을 벗어 던지고 욕실로 들어가 옷을 벗었다. 양치한 뒤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샤워하면서 이루나는 오늘 서씨 가문에서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서이건이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단지 자신이 그 남자에 대한 감정이 미묘하게 변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서이건을 생각하면 순전히 그와 자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서이건을 생각하면 보고 싶어서일뿐더러 심지어 곧장 그의 집으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곧 이루나는 자신의 이런 상태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루나가 서이건을 복수 도구로 여긴다면, 그는 그녀를 단순히 성욕을 해결할 장난감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일시적으로 느껴진 감정에 휩쓸려, 엉뚱하게 그에게서 감정적인 가치를 얻으려 한다면 비참한 꼴을 당할 것이다.
눈을 감고 이루나는 샤워기에서 뿜어지는 뜨거운 물줄기에 젖어 들며 불필요한 생각들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다음 날 오전, 이루나는 자신의 동물병원에 가서 새로 들어온 약품들을 확인했다.
지난번 애완동물이 사망한 사건 이후, 이루나는 지금 매우 신중해졌다. 모든 종류의 애완동물 약품은 직접 구매하고 검수하며, 감시 카메라를 더 많이 설치해 휴대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오래된 직원들만 썼다.
점심시간이 다 될 때까지 바쁘게 일하던 중, 프런트 데스크 직원인 주연희가 들어와 밖에 한 여자가 그녀를 찾는다고 알렸다.
이루나가 나가보니, 이은서였다.
이은서는 화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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