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장
심자영은 익숙한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휴대폰은 물에 너무 오래 잠겨 있어서 전원이 켜지지 않았지만 유심칩은 사용할 수 있었다.
“고마워요, 진철수 씨. 어젯밤 절 구해주지 않으셨더라면 전 아마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
심자영은 감격에 겨워 진철수를 바라보며 그의 미세한 표정에서 뭔가를 읽어내려고 했다.
그러자 진철수는 어색한 표정으로 그저 미소만 지으며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하여 심자영은 그의 눈빛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저 지나가던 길에 도운 것뿐이에요.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같은 선택을 했겠죠.”
진철수가 정중하게 말했다.
심자영은 그에게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느끼고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그를 떠보았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아무리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이 있더라도 낯선 사람을 위해 물속에 뛰어들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게다가 진철수 씨는 절 병원으로 옮긴 뒤에도 곧장 떠나지 않고 치료비까지 대신 내주셨죠. 뿐만 아니라 아내분께서도 절 돌봐주셨어요. 이렇게까지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녀의 의심을 감지한 진철수는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더욱 꽉 쥔 채 긴장감을 억누르며 애써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너무 과분한 말씀이세요. 강도현 씨가 심자영 씨는 마을 학교에 교육 봉사를 온 분이시라기에 존경하는 마음이 들어 조금 더 신경 썼을 뿐이에요. 혹시 제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양해 부탁드릴게요.”
심자영은 순간 당황한 듯 얼굴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스쳤다.
사실 그녀는 진철수가 주경민의 사람이 아닌지 의심했었기 때문에 그를 떠본 것이다.
낯선 사람이 이 정도까지 해준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에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진철수의 말에 오히려 자기가 너무 예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들어 차가운 손바닥을 뜨거운 이마에 대자 순간 몽롱하던 정신이 약간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진철수에게 미안한 눈빛을 보내며 진심 어린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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