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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주경민은 표정이 흔들렸다. 그 역시 같은 생각을 했지만 함부로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방지아가 먼저 제안하니 오해의 소지도 적어졌고 괜히 설명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주경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래요. 번호 찍어주세요. 제가 카톡 추가할게요.” 방지아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경민이 마음을 바꿀까 봐 서둘러 번호를 찍어주었다. 주경민은 그녀를 추가하고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자영이 많이 신경 써 주세요. 보상은 충분히 해드리죠.” 그러자 방지아는 급히 손을 저었다. “워낙 친구 같은 사이라 일도 아니죠. 그러니 보상은 필요 없어요.” 주경민은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방지아와 대화를 나누고 싶지도, 그녀의 신세를 지기도 싫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불필요한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었다. “별일 없으면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주경민은 책을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방지아가 주경민의 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금방 알게 된 사이라 주경민도 충분히 그녀를 경계할 수 있었다. 어쨌든 연락처를 얻었으니 그녀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그녀는 마치 보물이라도 얻은 듯 휴대폰을 들고 멀어지는 주경민의 뒷모습을 야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 무사히 수업을 마친 후, 주경민은 심자영의 책을 원래 자리에 두고 학교를 떠났다. 주경민은 옷이 땀으로 인해 약간 젖어 있어 다급히 집으로 달려가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약을 먹고 심자영을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 담백하고 먹기 쉬운 반찬 두 가지, 그리고 찌개, 마지막으로 죽 한 그릇. 주경민은 이것들을 조심스럽게 용기에 담은 후 병원으로 향했다. 겨울의 춘성은 날이 짧아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하늘은 이미 어두워졌다. 차를 병원 입구에 주차한 후 주경민은 휴대폰을 꺼내 강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병원 입구에 있으니 나와서 물건 좀 가져가.] 같은 시각,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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