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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장

‘주성호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나한테 추영자 그년을 자극하지 말라고? 항상 내 편을 들어주던 사람이 지금 그년의 편을 들어 나한테 경고를 하는 거야?’ 장미숙은 몸이 휘청이며 눈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순간,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난 4년간 주씨 저택에서 그녀의 삶은 거의 순탄했다. 주성호가 끝내 추영자와 이혼해 명분을 주지 않은 것만 빼면 바라는 것은 다 가졌고 하고 싶은 건 마음대로 했다. 예전엔 살 수 없었던 물건을 이제는 손쉽게 살 수 있고 과거 그녀를 깔보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녀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아부했다. 이런 좋은 생활을 어떻게 남에게 넘길 수 있겠는가. 어떻게 다시 예전처럼 눈치 보며 살 때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차라리 죽어도 이 집에서 죽고 말 거다. 딸이 주경민과 결혼하지 못하고 주씨 가문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그녀는 반드시 주성호를 붙잡고 늘어져 주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어야만 했다. 그녀와 그녀 딸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성공하면 그 뒤로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주성호는 비록 그녀와 결혼하려 하진 않았지만 그녀를 아끼고 모든 일을 우선시해주었으며 그녀를 애지중지했다. 하여 그녀의 삶은 정실부인인 추영자보다도 더 호사스러웠다. 그래서 주성호가 강유리를 주경민에게 시집보내자는 제안을 했을 때 그녀는 반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주성호는 그녀에게 푹 빠져 있었고 정식으로 안주인이 되지 못해도 문제없었다. 추영자가 안주인이라 한들 그저 명분뿐이고 그녀는 절대 장미숙의 위에 설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딸이 주경민과 결혼하게 되면 주씨 부자는 두 모녀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되고 그더라 설령 주성호가 이후 주성그룹을 주경민에게 넘긴다 해도 그녀는 현재의 삶을 잃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분명 모든 것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야 했다. 그런데 왜 이런 꼴이 된 거지? 주경민은 약혼식 날 도망치고 이제는 주성호마저 변해버렸다. 그의 눈엔 더는 그녀가 없고 오히려 추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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