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장
주경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알고 있었다. ‘필요 없다'는 건 심자영의 변명일 뿐이고 그녀는 그저 자기가 준 물건을 받고 싶지 않은 것뿐이라는 걸.
강도현이 준 것을 그녀는 분명 받았다.
그 생각만 하면 주경민의 심장은 꼭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프고 시큰거렸다.
심자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쓸쓸함과 씁쓸함이 넘쳐 흘러내렸다.
주경민의 시선을 마주한 심자영은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며 손가락을 움켜쥐었고 그런 그녀의 태도에 주경민의 쓴웃음은 더욱 짙어졌지만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밥 다 식겠다. 빨리 앉아서 먹어.”
심자영은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지만 조용히 입술을 다물고는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주경민은 그녀가 조용히 식사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 깊은 쓸쓸함을 느꼈지만 그런 와중에도 눈에는 지울 수 없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가득했다.
그는 곧 춘성을 떠나야 하기에 이제 그녀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소중했다.
주경민은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옆의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지만 눈길은 어쩔 수 없이 자꾸 심자영을 향했다.
아마 그의 시선이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심자영은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그 시선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심자영은 모른 척하고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그녀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었지만 손놀림은 빠른 편이라 금방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입술을 닦은 후, 심자영이 도시락을 씻으러 나가려고 하는데 그 와중에도 주경민은 계속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심자영이 움직이자 그는 휴대폰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거 내가 나중에 씻을 테니 넌 얼른 짐부터 챙겨. 시간 늦었으니 난 퇴원 절차 받으러 갈게."
그 말에 심자영은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응."
주경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병실을 나갔다.
그가 나가자 심자영은 재빨리 자신의 옷가지와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며칠밖에 입원하지 않았기에 짐은 많지 않았지만 짐을 다 정리하고 나서야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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