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장
그러니 절대 이런 곳에서 고생하게 둘 수는 없었다.
심자영이 주경민의 선물을 받지 않는 건, 더는 그와 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는 걸 주경민도 잘 알고 있지만 그는 절대 심자영와 남처럼 지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예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다는 듯의 그의 선물을 받아주길 바랐다.
지금처럼 냉정하게 거절하는 대신 그때처럼 웃으며 받아줬으면 했다.
심자영은 주경민이 이렇게까지 오해하고 있을 줄을 몰랐다.
그녀는 그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 돈 없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그냥 스쿠터가 편해서 산 거야. 그리고 그동안 주씨 가문에서 많이 받았어. 오빠도 이젠 결혼할 사람이 생겼는데 난 더는 오빠 돈 쓰고 싶지 않아. 그리고 오빠 약혼자가 알게 되면 기분 나빠할 거야.”
심자영이 강유리를 언급하자 주경민은 그녀가 아직도 그 일로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다고 착각했다.
그 시절 그녀가 겪었던 억울함을 떠올리니 그는 당장이라도 자신의 뺨을 후려치고 싶을 정도로 자책이 밀려왔다.
“그런 말 하지 마, 자영아.”
주경민의 눈에 괴로움이 스쳤다.
그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남이 아니야. 넌 내 유일한...”
심자영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곧장 눈치채고 말을 끊어버렸다.
“주경민. 그만해.”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말, 하면 안 돼. 전에 오빠가 했던 말들, 못 들은 거로 할게. 앞으로도 오빠는 내 오빠고 난 오빠가 강유리랑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랄 거야.”
심자영은 스스로 어떤 감정도 다시는 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그가 했던 말들은 그저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에 주경민이 당황한 탓에 그런 말실수를 했다고 자신을 설득했다.
게다가 강유리와의 약혼은 아직 취소되지 않았다.
그가 해성시로 돌아가면 약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니 결국 결혼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앞으로 그의 인생에서 영원히 여동생이라는 위치로만 존재하며 그들을 축복해줘야 할 것이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