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장
주성호는 피 묻은 추영자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닦아내며 안쓰러운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이 더 컸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걸까.
분명 자신이 먼저 양보하겠다고 했고 기꺼이 다가갈 마음도 보였는데 추영자는 끝내 돌아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자 주성호는 더는 차분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내가 만지는 게 그렇게도 싫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억누르며 그는 비웃듯 말했다.
"우리가 부부로 산 시간 동안, 네 몸에 내가 안 닿은 데가 없을 텐데 말이야. 아무리 싫어도 아내로서의 도리는 해야지."
추영자는 눈가가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렸다.
"주성호, 이렇게까지 날 모욕해야겠어?"
주성호는 그녀의 충혈된 눈을 바라보다가도 이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는 말로 설득해서 네 이혼 생각을 접게 만들고 싶었어. 그런데 넌 내가 아주 마음이 너그러운 줄 알더군. 감히 내 곁을 떠나겠다고? 이제 말로는 안 되겠으니 강제로라도 붙잡아야겠어. 아이로라도 널 묶을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야. 네가 내 자식을 가지면 돼. 어떤 방식이든 결론은 하나야."
원래는 이렇게까지 몰아가고 싶지 않았다.
굳이 이곳까지 데려온 것도 그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거부와 혐오 섞인 시선은 결국 성호의 감정을 망가뜨렸고 오늘처럼 폭발하게 만든 것이다.
추영자의 초췌한 모습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저리긴 했지만 그녀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주성호, 정말 유치해!"
추영자는 온몸을 떨며 분노를 토해냈다.
"절대 너 같은 인간의 애는 안 낳아. 설령 임신해도 낳지 않을 거야!"
그 말에 주성호의 안에서 꺼져가던 불길이 다시 치솟았다.
"걱정 마. 넌 곧 순순히 따르게 될 거야."
그는 싸늘 웃음을 지었다.
추영자는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무언가를 눈치챈 듯 물었다.
"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주성호는 대답 대신 묘한 미소만 지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씻고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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