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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장

그는 이미 그녀와 주경민 사이의 과거를 알고 있었다. 주경민은 그녀에게 단순한 가족 이상의 존재였다. 그 긴 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라왔다. 비록 중간에 상처도 있었고 그로 인해 심자영의 마음도 아팠지만 십수 년을 쌓아온 그 관계는 단순한 상처 하나로 끊어지기엔 너무 깊었다. 강도현 자신도 왜 이런 말을 꺼낸 건지 알 수 없었다. 장난처럼 던진 말이지만 그 안에 담긴 긴장된 마음은 그조차도 미처 자각하지 못했다. 그는 무슨 대답을 바라고 있었던 걸까. 심자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오늘따라 강도현이 왜 이러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대답했다. “아니, 안 가요. 오후에 학교에 가야 해서요.” 강도현은 그녀의 기분이 상한 걸 눈치채고 마음속으로 깊이 후회했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아야 했다. “미안해요. 일부러 기분 상하게 하려던 건 아니에요.” 심자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요즘 계속 병원까지 찾아와줘서 고마웠어요.” 강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을 끝으로 잠깐의 정적이 흐르며 분위기가 다소 어색해졌다. 그런데 그때, 심자영의 시선이 강도현 팔에 걸쳐진 검은색 목도리에 멈췄다.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제야 그건 어제 강도현이 건네준 목도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모든 게 퍼즐처럼 맞춰졌다. 강도현도 심자영의 시선을 따라가다 자신이 아까 주경민에게 했던 말들이 떠올라 괜스레 마음이 불편해졌다. 결국 그는 심자영 몰래 주경민과 그런 대화를 나눈 셈이라 만약 그녀가 알게 된다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심자영은 그 일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그 목도리 제가 잃어버렸어요.” 강도현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곧 표정이 어두워졌다. “잘못한 게 아닌데 왜 미안해요?” 입꼬리는 웃고 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심자영은 한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일은 비록 주경민이 한 짓이지만 자기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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