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장
하지만 그 짧은 기다림조차 주성호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그는 처음으로 평정을 잃은 듯 바로 소파에서 일어섰다.
“어머니, 어땠어요? 영자 뭐라던가요?”
주변에 있던 메이드는 분위기를 살피고는 재빠르게 차를 가져와 테이블에 올려두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이제 거실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어르신은 말없이 소파에 앉아 찻잔을 들어 목을 축인 후 안절부절못하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조용히 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어르고 달래도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더구나. 너와 이혼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이번엔 정말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 것 같아.”
주성호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소파에 주저앉아 음울한 눈빛으로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더 설득해보시지 그러셨어요? 그 사람 원래 어머니 말이면 다 들었잖아요. 이번엔 왜...”
“아무 소용없더라. 좋게 말해도 협박을 해봐도 결국 돌아오는 말은 똑같았어. 자길 놔달라는 말뿐이었다니까.”
어르신도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전에 내가 그 모녀를 빨리 쫓아내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듣지 않더니. 그때 내 말만 들었어도 일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 일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왜 미련을 못 버리는 거야?”
주성호는 얼굴빛이 싸늘해지며 이를 악물었다.
“이미 일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와서 그 얘길 해봤자 뭐가 달라져요? 어머니는 그냥 영자가 이혼 생각 접고 제 곁에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생각해 주세요.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어르신은 그의 차가운 태도에 얼굴이 굳어졌다.
위층에서 그렇게까지 진심으로 말했건만 추영자는 단호했고, 이제 아들마저도 한 치 양보 없이 버티고 있으니 마음이 답답하기만 했다.
어르신은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누른 채 속으로는 피곤함과 후회를 느꼈다.
“난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 모든 일은 네가 자초한 일이니 이제 네가 책임지고 수습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는 손 떼시겠다는 뜻입니까?”
주성호의 눈빛은 위험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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