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장
전화기 너머로 나지막하고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추영자.”
장미숙은 다시 한번 멍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발신 번호를 확인했다.
추영자의 번호가 아닌 건 분명했다.
그 순간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듣기에 분명 추영자와 어느 정도 비슷하긴 했지만 너무 힘이 없고 갈라진 소리였기에 순간 누군가의 장난 전화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더구나 그녀와 추영자는 원수 사이였다.
서로 죽도록 싫어하는 관계인데 추영자가 왜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단 말인가?
설마, 자랑이라도 하려는 건가?
그 생각이 스치자마자 장미숙은 분노가 확 치밀어 올라 휴대폰을 쥔 손에도 힘이 들어갔지만 이를 억지로 누르며 말했다.
“그래, 언니구나. 갑자기 전화를 다 주고... 근데 이 번호, 언니 번호가 아니네?”
추영자가 말했다.
“쓸데없는 말 할 시간 없어. 거래하자고 전화한 거야.”
“거래?”
장미숙은 다시 한번 멈칫하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뇌다 곧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우리가 뭘 가지고 거래를 한다는 거지? 지금 나한테 도발하려고 전화한 거야? 그래, 뻔하지 뭐. 나도 알아. 요즘 성호 오빠가 언니한테 마음 많이 쓰잖아. 하지만 그건 그냥 잠깐의 열정일 뿐이야. 그 열기 식고 나면 그 사람 언니한테 눈길이나 줄 것 같아?”
장미숙의 말에 전화기 너머의 추영자가 조용히 웃었는데 그 웃음소리는 오히려 장미숙을 더 자극했다.
그녀는 이성을 잃을 듯한 분노에 휩싸였다.
“웃겨? 지금 이겼다고 생각해? 성호 오빠가 정말 언니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왜 집으로 안 데려왔겠어? 정말 언니를 아꼈다면 내가 옆에 있는 걸 언니가 불편해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왜 날 내쫓지 않았겠냐고? 뭐가 그리 잘났다고 전화까지 해서 날 도발해?”
추영자는 장미숙이 이렇게까지 오해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몇 차례 기침하며 숨을 고른 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도발하려는 거 아니야. 넌 줄곧 날 주씨 가문에서 몰아내고 내 자리를 꿰차려 한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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