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장
장미숙은 자신이 가져온 것들을 한 사설 기관에 맡겨 검사를 의뢰했고 곧 검사 결과가 나왔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주성호가 추영자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약선 요리에서 피임 성분의 약물이 검출된 것이다.
그 순간, 장미숙은 온몸이 서늘하게 굳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기쁨은커녕, 마치 차가운 호수 밑에서 발목이 수초에 휘감겨 숨이 막히는 듯한 소름이 밀려왔다.
‘대체 왜...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주성호가 먼저 추영자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고, 그 일은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런 남자가 어떻게 그녀에게 아무런 애정도 없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기억을 더듬어보니 메이드들이 주고받은 말이 떠올랐다.
그 약선 요리는 추영자가 막 주씨 가문에 들어온 직후부터 시작되었고 그 이후로도 수년간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아이가 없었던 이유는 추영자가 임신할 수 없어서도 아니었고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녀의 남편인 주성호가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막았던 것이다.
‘그런데 주성호에게는 전처가 남긴 단 하나의 아들뿐인데 이렇게 큰 가문에서 아이 하나로 충분할 리가 없잖아.’
돈 많고 권력을 쥔 집안일수록 후손을 많이 두어 가문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주성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단 한 번도 두 번째 아들을 만들려 하지 않았고 장미숙은 그 이유를 지금까지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박은정을 너무 사랑해서 그 여자가 낳은 자식 외에는 다른 후계자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았던 거야?’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장미숙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주성호가 박은정을 얼마나 증오했는지, 그녀를 없앨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리했을 거라는 사실을.
예전에 박은정이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자신과 주성호는 주씨 가문 어르신들에게 반대 받지 않았을 것이고, 결국 주성호가 분노 끝에 자기 아버지까지 화병으로 죽이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주성호는 박은정을 미워했다.
그는 그녀를 혐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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