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9장
심지어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추영자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정신을 바짝 곤두세운 채, 혹시라도 주성호의 사람이 쫓아올까 봐 불안해하며 계속해서 뒤를 살폈다.
심유천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 얼굴에 드리운 긴장과 공포를 보고 있자니 입가에 떠올랐던 미묘한 웃음기조차 사라졌다.
그는 시선을 돌려 추영자가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앞을 살피더니 순간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앞쪽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어딘가에 화재가 난 것이었다.
‘이 여자 설마...’
심유천은 막 귀국한 참이라 불필요한 문제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지만 눈앞의 여자는 너무도 초라하고 다급해 보였다.
이 추운 날씨에 얇은 홈웨어 차림에 목소리에는 절박함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게다가 계속해서 뒤쪽을 불안하게 살피는 모습은 마치 누군가 금방이라도 나타나 그녀를 끌고 가버릴 것 같았다.
그럼에도 그녀가 차분히 설명하는 모습은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사람 같지는 않았다.
심유천은 날카로운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시키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누군지 먼저 말해요. 왜 이 늦은 밤에 이곳에 있는 겁니까? 혹시 저 불타는 별장과 관련 있는 건 아니죠?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나도 함부로 당신 문제에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해하시겠어요?”
추영자는 이 말에 그가 자신을 거절하려 한다는 걸 직감했다.
순간 마음이 조급해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창문 가까이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바람에 실린 희미한 피 냄새가 심유천의 코끝에 스며들자 그는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을 움찔하며 굳혔다.
설마 이 여자 다친 건가?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기려던 순간, 시선이 추영자의 얼굴에 머물더니 이내 눈동자가 흔들렸다.
심유천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려 했다.
추영자는 갑자기 가까워진 그의 얼굴에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움직이려는 순간, 남자의 낮고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