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2장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심자영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이미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그날의 끔찍했던 광경을 떠올리자 추영준은 스무 살 갓 넘은 어린 아가씨가 그런 일을 겪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
그때 그 상황에서도 심자영은 어릴 적부터 가장 의지하고 믿어왔던 사람이 망설임 없이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를 구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그는 심지어 그녀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놀란 것뿐인 여자를 데리고 그대로 떠나버렸다.
그게 누구라도 아마도 쉽게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추영준은 속으로 깊이 한숨을 내쉬며 모든 생각을 철저히 감춘 채 겉으로는 단 한 점의 기색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주경민은 이 사실을 듣고 거의 이성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처음에 심자영을 멀리하며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분명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가장 깊게 상처 입힌 사람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다.
주경민은 이 사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고 평생 이 일을 어떻게 마음에 묻고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차라리 상처 입은 것이 자신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는 또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과 설사 자신의 두 손을 부순다 해도 심자영이 겪었던 고통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 내 잘못이야.”
주경민은 속으로 자책하며 자신이 어리석었기에 이제야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심지어 심자영의 입으로 직접 들은 후에야 사건의 진상을 조사할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만약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그녀의 복수를 더 빨리해 줄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때 그 사건 자체를 막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주경민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을 들어 자기 뺨을 세차게 후려쳤고, 다시 한번 손을 올리려는 순간 누군가 손목을 움켜잡았다.
“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추영준은 놀란 눈으로 주경민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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