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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장

그가 정말 강유리의 헛소리를 믿고 심자영의 소식을 흘리기라도 한다면 이 여자는 돌아서서 심자영에게 해를 끼치려 들지도 모른다. 심자영의 안전이 걱정돼서 데려오고 싶다니, 말도 안 된다. 다만 추영준은 이 여자가 연기를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연기력이 이 정도면 연예계에 데뷔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 이런 여자가 배우를 안 한다는 게 오히려 아까울 지경이다. 추영준은 솟아오르는 경멸을 꾹 눌러 담았다. 주경민이 지금은 아직 이 여자와 완전히 갈라서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억지로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강유리 씨 뜻은 알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저도 자영 아가씨의 행방은 알지 못합니다. 정말 알고 싶으시다면 대표님이 깨어나신 뒤에 직접 여쭤보시는 게 어떨까요?” 강유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단번에 사라졌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어금니를 꽉 깨문 후에야 다시 미소를 지었다. “추 비서님, 지금 저랑 장난하세요? 추 비서님 경민이 비서잖아요. 그러면 경민이 행적은 누구보다 당신이 제일 잘 알지 않나요? 자영이를 찾아 해성시를 떠났을 때의 항공권도 추 비서님이 예매한 걸로 아는데요? 그런데 추 비서님이 자영이의 행방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강유리는 말을 잠시 멈추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추영준을 바라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근데 추 비서님은 왜 저를 이렇게까지 경계하세요? 저 경민이 약혼자 아닌가요?” “설마 제가 자영이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서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도 자영이 친동생처럼 생각해요. 자영이가 다치는 건 저도 원하지 않는다고요. 그러니까, 이제 저한테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안 돼요?” 강유리는 바보가 아니기에 추영준이 자신을 얼버무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추영준 말대로 주경민에게 직접 묻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 전 병실에서도 주경민은 그녀가 심자영 얘기를 꺼낸 것에 불쾌함을 내비쳤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심자영 얘기를 꺼냈다간 더 큰 반감을 사게 될 것이 뻔했다. 그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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